
올해 상반기 개인 해외 체크카드 이용금액이 전년 대비 2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실제 이용 감소라기보다 당국이 지난 5월 해외 ATM 출금액을 실적에서 제외하도록 기준을 변경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가운데 하나카드는 해외 결제 특화 서비스 ‘트래블로그’를 앞세운 데 이어 삼성월렛과의 협업까지 확대하며 선두 굳히기에 나섰다.
30일 여신금융협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개인 해외 체크카드 이용금액은 2조67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조3454억원)보다 20.02% 감소한 수준이다.
해외 체크카드 이용금액 감소에는 통계 기준 변경이 영향을 미쳤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업무보고서를 개정하면서 해외 ATM 출금액을 실적에서 제외하도록 기준을 변경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해외 체크카드 이용금액이 실제로 감소했다기보다는 실적 산정 기준이 변경된 영향”이라며 “기존에는 일부 카드사가 해외 ATM 출금액까지 이용실적에 포함했지만, 올해부터 이를 제외하는 방향으로 기준을 통일하면서 전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ATM 출금액을 제외하는 등 산정 기준이 변경된 이후에도 하나카드는 해외 체크카드 시장 1위 자리를 지켰다. 하나카드의 올해 상반기 해외 체크카드 이용금액은 1조426억원으로 지난해(1조4030억원)보다 25.68% 감소했다. 다만 점유율은 38.96%를 기록하며 업계 선두를 유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41.94%)보다는 2.98%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유지했다.
2위인 신한카드는 이용금액이 1조38억원에서 8396억원으로 줄었지만 점유율은 30.01%에서 31.38%로 1.37%포인트 상승하며 하나카드를 추격했다.
뒤이어 KB국민카드는 11.68%로 전년(11.64%)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NH농협카드는 5.63%에서 7.69%로 점유율을 2%포인트 이상 끌어올렸다. 반면 우리카드는 9.07%에서 7.73%로 하락하며 NH농협카드와의 격차가 0.04%포인트에 불과해 4위 경쟁을 이어가게 됐다.
이처럼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하나카드는 최근 삼성전자와 협업해 ‘삼성월렛 하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를 출시하며 고객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모바일 결제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해외 결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선두 지위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하나카드가 점유율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트래블로그의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합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가운데 무료 환전과 해외 이용수수료 면제 등 실질적인 혜택이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카드는 트래블로그를 단순한 해외 결제 상품이 아닌 금융 플랫폼의 핵심 서비스로 육성하고 있다. 국내 카드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신규 회원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진 가운데 해외 체크카드 시장 1위를 기반으로 MZ세대 등 젊은 층을 그룹의 장기 고객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하나은행, 하나증권, 하나손해보험, 핀크, GLN 등 그룹 계열사의 금융 서비스를 연계하는 플랫폼 기능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트래블로그 스위치’ 서비스를 도입해 기존 하나카드 이용자도 별도 카드 발급 없이 해외 결제 혜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며 플랫폼 이용자를 확대하고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미래형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앵커(Anchor) 역할을 통해 락인(Lock-in) 효과를 통한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카드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신규 회원유지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트래블로그는 해외 체크카드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속 유지 중”이라며 “MZ세대 고객을 하나카드의 미래 잠재 손님으로 선점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25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하계 휴가기간 인천공항을 이용할 출입국 여객은 총 377만명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한 규모다.
이에 카드사들도 여름 휴가철을 겨냥한 트래블카드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나카드가 삼성월렛과 협업한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를 선보인 데 이어 KB국민카드는 최근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개편해 해외 가맹점 할인 혜택을 추가하고 외화통장 지원 통화를 확대했다.
신한은행도 여름 휴가철을 맞아 ‘SOL트립앤J(JCB) 체크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하고, 오는 30일부터 ‘외화체인지업예금’에서 ‘SOL트래블 외화예금’으로 보유 외화를 직접 이체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외화 활용 편의성을 강화했다. SOL트립앤J 체크카드는 신한은행이 신한카드와 협력해 출시한 일본 여행 특화 상품이다.
업계에서는 해외여행이 일상화되면서 트래블카드가 단순한 결제수단을 넘어 신규 고객 확보와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카드사들은 해외 결제 혜택은 물론 모바일 결제, 외화 서비스, 그룹 금융 플랫폼 연계 기능까지 강화하며 고객 확보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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