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자산운용이 미국법인장 출신 임동준 부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글로벌 벤처·대체투자 경험을 갖춘 내부 인사를 전면에 배치해 해외 사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임 내정자의 첫 과제는 이미 구축한 글로벌 투자 기반을 지속적인 운용보수와 투자금 회수에 따른 실현이익으로 연결하는 일이 될 전망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난 30일 임동준 전략사업유닛장을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임 내정자는 다음 달 1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대체투자 전문가인 김종호 대표가 취임한 지 약 2년 만에 미국법인장 출신인 임 내정자로 교체되는 것이다.
임 내정자는 서강대 사회학과와 미국 버지니아대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친 뒤 한화생명에서 유가증권·주식 운용과 글로벌 전략 업무를 맡았다. 이후 한화자산운용 미주법인장과 전략사업유닛장을 역임했다.
임 내정자의 강점은 미국 시장에서 쌓은 벤처·대체투자 경험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임 내정자가 미주법인에서 벤처·대체투자 플랫폼을 구축하고 펀드 조성과 운용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회사는 이번 인사를 통해 대체투자 경쟁력을 높이고 안정적인 성장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임 내정자는 글로벌 투자 경험과 금융 경영 역량을 동시에 갖춘 인물”이라며 “대체투자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건전한 성장 체계를 확립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화자산운용의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수익은 1616억원으로 전년(1519억원)보다 6.4%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비용은 1168억원으로 전년(1054억원) 대비 10.8% 늘면서 영업이익은 448억원으로 전년(465억원)보다 3.6%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2024년(30.6%)보다 2.9%포인트 하락한 27.7%를 기록했다.
본업 성장세도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펀드와 투자일임 자산 등에서 발생하는 수수료수익은 1388억원으로 전년(1359억원)보다 2.1%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유가증권 평가·처분이익은 140억원으로 전년(74억원)보다 88.8% 늘었다. 영업수익 성장의 상당 부분을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큰 투자손익이 이끈 셈이다.
본업의 수익성 둔화는 임 내정자가 풀어야 할 과제다. 영업수익이 증가했는데도 영업이익이 감소한 만큼 운용자산의 양적 성장보다 수익성이 높은 상품과 외부 고객 자금을 확보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이익 체력 회복과 함께 글로벌 투자 확대도 임 내정자의 과제로 꼽힌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에 중동법인을 설립하고 433억원을 출자했다. 지난해 종속기업 투자주식 취득액 477억원 가운데 중동법인 출자액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영국에는 글로벌 딥테크 후속 투자 거점을 확보하고 관련 펀드를 운용하기 위한 한화 레이터 스테이지 딥테크(Hanwha Later Stage Deeptech) GP를 설립했다.
한화자산운용은 미국과 싱가포르에 이어 중동까지 해외 투자 거점을 넓히며 글로벌 사업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임 내정자의 역할은 해외법인과 투자 플랫폼을 추가로 설립하는 데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동과 미국 현지에서 외부 기관투자자의 자금을 유치하고 이를 신규 펀드 조성과 운용보수 확대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특히 계열사 자금에 의존하지 않고 외부 투자자의 출자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운용사가 자기자본을 투입해 해외 투자 기회를 확보하면 초기에는 외형 성장을 이룰 수 있지만, 투자자산의 평가손익에 따라 이익과 자본의 변동성도 확대된다. 외부 출자자를 기반으로 한 펀드 운용은 자기자본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안정적인 수수료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임 내정자는 미국 현지에서 투자처를 발굴하고 펀드를 조성한 경험을 인정받아 한화자산운용 대표 후보로 낙점됐다. 앞으로의 성과는 외부 자금 유치와 운용보수 성장, 투자금 회수 실적으로 평가받을 전망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팽정은 기자 / pae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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