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89곳 중 85곳, 오너家 등기임원 겸직…BS 46곳·SM 45곳 ‘족벌경영’ 고착화

총수 있는 기업집단 85곳 오너일가 407명 등기임원 등재
개인 중 이중근 부영 회장 16곳 겸직으로 1위…장녀 이서정 이사도 13곳, 자녀세대 최다 겸직
DL, 미래에셋, 태광, 이랜드 등 4곳은 등기임원 오너일가 전무
CEO스코어, 대기업집단 오너일가의 국내 계열회사 등기임원 겸직 현황 조사

국내 대기업집단 오너일가의 상당수가 계열사 등기임원으로 등재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기업에서는 총수와 그 자녀 등 직계가족은 물론 친인척까지 계열사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 혈연관계를 중심으로 한 ‘족벌경영’ 구조가 고착화 된 것으로 나타났다. 오너일가의 등기임원 등재 건수는 그룹별로 BS그룹이 46곳, SM그룹이 45곳으로 상위권에 포진해 있고, 개인별로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과 장녀 이서정 이사가 각각 최대를 기록했다.

5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지난 4월 말 기준 총수가 있는 89개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을 대상으로 오너일가의 국내 계열사 등기임원 등재 현황을 조사한 결과, 89개 대기업집단 중 85개 집단 소속 오너일가 407명이 계열사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오너일가의 계열사 등기임원 수를 그룹별로 합산한 결과, BS그룹이 46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SM그룹(45곳), GS그룹(34곳), 부영그룹(31곳), KG그룹(27곳), 농심그룹(26곳), 라인그룹·사조그룹(각각 24곳), 영풍그룹(23곳), KCC그룹(22곳) 순이었다.

개인별로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계열사 21곳 중 16곳(76.2%)의 등기임원을 겸직해 오너일가 407명 중 최대를 기록했다. 또한, 올해 대기업집단에 신규 지정된 대명화학그룹의 권오일 회장도 계열사 68곳 중 15곳(22.1%)에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리며, 2위를 차지했다.

총수 배우자 중에서는 공병학 라인그룹 회장의 배우자인 오정화 라인문화재단 이사장이 계열사 등기임원 8곳을 겸직해 겸직 수 상위 10명 중 유일한 총수 배우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어 우현희 호반그룹 이사장·이화영 BS그룹 이사장(각 4곳), HDC그룹 김줄리앤 호텔아이파크 감사·김여준 빗썸 이사(각 3곳) 등의 순이었다.

또한 총수 자녀 중에서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장녀인 이서정 이사가 부영, 동광주택 등 13곳의 계열사 등기임원을 겸직해 가장 많았다. 이어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의 장남인 주지홍 부회장도 총 8곳에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과거에는 국내 대기업의 상당수가 장자승계 원칙이 강했지만, 등기임원 겸직 수를 보면 장남 뿐 아니라 장녀의 등기임원 겸직도 두드러졌다. 겸직 수가 5곳 이상인 자녀세대 11명 중에서는 총수의 장남이 6명, 장녀가 4명을 기록했다. 홍정인 콘텐트리중앙 대표이사가 이중 유일한 차남이었다.

자녀세대 중 총수의 장녀는 이서정 부영 이사를 비롯해 서경선 소노인터내셔널 이사(7곳), 곽혜은 KG그룹 부사장(7곳), 이민경 원익 이사(7곳) 등이다.

지난 2023년 4월 말과 2026년 4월 말을 비교한 결과,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의 등기임원 겸직 수가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이 회장은 2020년 실형이 확정되며 등기임원에서 모두 물러났으나, 복귀 이후 다시 16곳의 등기임원을 맡게 됐다. 장녀 이서정 이사도 2023년 8곳에서 올해 13곳으로 5곳 늘었다.

이어 최강용 롯데그룹 오너일가(신동빈 회장과 4촌)는 올해 씨와이프라임 등이 롯데그룹 계열사로 편입되며 겸직 수가 7곳 늘었다. 태영그룹 오너가 친인척인 김형민 티와이홀딩스 전무도 티와이홀딩스 등 5곳의 등기임원을 겸직해 5곳 늘었다.

반면, SM그룹 오너일가는 겸직 수가 큰 폭으로 줄었다. 과거 최다 겸직자였던 박흥준 국일제지 대표는 2023년 16곳에서 2026년 7곳으로 9곳 감소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우오현 SM그룹 회장 본인도 같은 기간 13곳에서 12곳으로 1곳 줄었다. 우 회장의 자녀들도 모두 겸직 수가 줄었다. 우지영(7→2곳, 5곳↓), 우명아(8→3곳, 5곳↓), 우기원·우건희(각 6→4곳, 2곳↓), 우연아(5→3곳, 2곳↓) 등이다.

이 밖에 신현성 중앙그룹 관계자(5곳↓), 김성준 OCI그룹 부사장(4곳↓),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3곳↓) 등은 소속 계열사 등기임원에서 모두 물러났다. 정창선 중흥건설그룹 회장은 지난 2월 별세함에 따라 등기임원에서 제외됐다.

조사 대상 89개 대기업 집단 중 24곳의 총수는 소속 계열회사의 등기임원을 한 곳도 맡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한화, HD현대, 신세계, CJ, DL, 미래에셋, 한국앤컴퍼니그룹, DB, 코오롱, 태광, 이랜드, 에코프로, 대방건설, 삼천리, 라인, LIG, 글로벌세아, 유진, BGF, 웅진, 파라다이스, 희성, 오리온 등이다.

또한 DL, 미래에셋, 태광, 이랜드 등 4곳은 등기임원으로 등재된 오너일가가 한 명도 없었다.

특히 총수가 등기임원을 맡지 않은 그룹 중 일부는 총수를 대신해 그 자녀들이 핵심 계열사의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었다.

대표적으로, 한화그룹의 경우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 중 장남인 김동관 수석부회장이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임팩트 등 5개 주요 계열사의 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 김남호 DB그룹 명예회장,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 등도 총수의 장남으로 핵심 계열사의 등기임원을 맡고 있었다.

이외에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난 6월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로 선임됐으며, 내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마트 각자대표로도 선임될 예정이다. 정 회장이 그룹 등기이사에 오르는 것은 지난 2013년 이후 13년 만이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오너일가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동명이인 등은 제외했으며, 동일인 지정을 둘러싸고 법적 분쟁 중인 쿠팡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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