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에셋증권이 발행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의 거래대금이 기본예탁금 규제 시행 후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출시 초반 1조5000억원이 넘는 거래대금을 기록하며 시장 선점 효과를 누렸지만 투자 문턱이 높아지면서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4일 한국거래소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래에셋 레버리지 삼성전자 단일종목 ETN과 미래에셋 레버리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ETN의 누적 거래대금은 상장일인 지난 5월 27일부터 전날까지 총 1조5484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ETN에서 5977억원, SK하이닉스에서 9507억원이 거래됐다.
미래에셋증권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N 상품을 출시한 유일한 증권사다. ETN은 자산운용사가 펀드 형태로 운용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달리 증권사가 자신의 신용으로 발행하고 약정된 지수 수익률을 지급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상품 거래에 따른 제비용뿐 아니라 유동성공급자(LP) 호가 공급과 헤지 운용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거래 열기는 금융당국의 규제 발표를 기점으로 빠르게 식었다. 두 ETN의 합산 일평균 거래대금은 상장일부터 지난달 15일까지 402억원이었다. 금융당국이 보완대책을 발표한 지난달 16일부터 기본예탁금 규제 시행 전날인 지난달 30일까지는 131억원으로 67.4% 감소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6일 단일종목 상품의 신규 상장을 시장 안정화 때까지 잠정 중단하고 기존 상품의 광고와 이벤트성 마케팅도 금지했다. LP의 국내 상품 괴리율 관리 기준을 3%에서 2%로 강화하고 개인 투자자의 기본예탁금을 현금 3000만원으로 높이는 방안도 발표했다.
규제 시행 후 거래 감소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3일까지 2거래일간 두 상품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16일부터 30일까지의 일평균 거래대금(131억원)보다 67.8%, 상장일부터 지난달 15일까지 평균(402억원)보다 90.3% 낮은 수준이다.
합산 일평균 거래량도 규제 발표 전 162만7941증권에서 발표 후 111만2805증권, 기본예탁금 적용 후 41만793증권으로 감소했다. 전체 상장증권 수 대비 하루 거래량을 나타내는 회전율은 같은 기간 16.28%에서 11.28%, 4.18%로 낮아졌다.
가격 하락으로 명목 거래대금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실제 거래량과 회전율도 함께 감소한 셈이다. 다른 주식을 당일 매도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으로 갈아타던 단기 투자자들이 현금 인정 시점과 예탁금 기준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두 ETN 상품은 가격도 출시 초기보다 크게 낮아졌다. 지난 3일 기준 삼성전자 ETN 종가는 9940원으로 발행가격 2만원보다 50.3% 하락했다. SK하이닉스 ETN은 9125원으로 발행가격 대비 54.4% 떨어졌다.
미래에셋증권은 두 상품을 통해 단일종목 ETN에 대한 투자 수요와 시장 선점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러나 신규 상품 상장이 중단되고 기존 상품의 거래까지 빠르게 감소하면서 사업 확장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향후 경쟁력을 가를 요인은 단순한 거래 규모보다 줄어든 거래 속에서도 LP 비용과 헤지 위험을 통제하며 상품의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될 전망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팽정은 기자 / pae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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