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사들의 할부 수수료 수익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할부 이용액이 늘어난 가운데 조달금리 부담으로 무이자 할부 혜택이 축소되면서 유이자 할부가 확대된 영향이다.
카드사는 수신 기능이 없어 여전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기준금리 상승은 여전채 금리와 조달 비용을 끌어올려 무이자 할부 확대를 어렵게 만든다.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가 올해 1분기 동안 할부 수수료로 벌어들인 수익은 923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8825억원)보다 4.66% 증가한 수준이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전년 대비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삼성카드였다. 삼성카드는 1분기 할부 수수료 수익이 2288억원으로 전년보다 12.04% 증가했다. 증가폭이 가장 컸을 뿐 아니라 7개 카드사 가운데 유일하게 2000억원을 넘겼다.
상대적으로 높은 할부 수수료율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재 7개 카드사의 할부 수수료율은 하단이 7.90~10.00%, 상단이 19.90~19.95%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평균 할부 수수료율은 8.84%~19.91% 수준이다. 이 가운데 삼성카드의 할부 수수료율은 하단이 10.00%, 상단이 19.90%로 전체 평균 대비 하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신한카드 1794억원(전년 대비 10.62% 증가) △롯데카드 1414억원(3.84% 감소) △현대카드 1242억원(2.44% 증가) △KB국민카드 1193억원(8.45% 감소) △우리카드 715억원(전년 대비 11.92% 증가) △하나카드 590억원(10.14% 증가) 등의 순으로 할부 수수료 수익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카드업계의 할부 수수료 수익은 연간 기준으로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2조247억원이던 연간 할부 수수료 수익은 2023년 3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 3조6024억원까지 증가했다. 올해도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처음으로 연간 4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2분기 이후로는 매 분기마다 9000억원대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할부 결제 이용액이 늘어난 점이 수수료 수익 확대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올해 1분기 7개 카드사의 개인 고객 할부 신용판매 이용 실적은 38조721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36조2763억원) 대비 6.74% 증가한 수준이다.
여기에 카드사가 무이자 할부 혜택을 줄인 점도 한몫했다. 무이자 할부 혜택은 줄었으나, 고객들이 할부 결제를 지속적으로 이용하며 유이자 할부가 늘어난 것이다. 지난 2022년 말만 해도 카드사들은 무이자 할부 혜택을 업종에 따라 최장 12개월까지 제공했으나, 최근에는 6개월 할부조차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업황 악화에 따라 카드사들이 비용 효율화에 초점을 맞추며 할부 혜택을 축소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달 카드사들의 무이자 할부 혜택 기간을 살펴본 결과, 대부분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의 경우 2~3개월 가량의 할부 혜택을 제공하는 데 그쳤다. 7개 전업 카드사 중에서는 우리카드와 하나카드 정도만이 2~5개월 할부 혜택을 제공하고 있었다.
업계에서는 전체 카드사의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인 만큼, 무이자 할부 혜택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조달금리 부담 해소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카드사의 조달금리 역시 상승 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무이자 할부가 확대됐던 시기를 보면 조달금리 부담이 내려가 카드사들이 마케팅 비용 여유가 생겼을 때 시행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무이자 할부 혜택이 다시 확대되기 위해서는 조달금리 부담이 먼저 해소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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