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산 로봇 규제를 더 강화하면서, 삼성전기·LG이노텍 등 국내 부품업계가 수혜주로 급부상 하고 있다. 중국산 로봇의 미국 시장 진입이 제한될 경우, 당장 휴머노이드 로봇 등에 탑재되는 카메라·센서 등 핵심 부품에서 국내 부품업체들이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앞서 지난달 휴머노이드 로봇과 사족보행 로봇 등 외국산 첨단 로봇을 국가안보 위협 장비 목록인 ‘커버드 리스트(Covered List)’에 추가했다. 이에 따라, 신규 대상 제품은 미국 내 판매·수입에 필요한 FCC 장비 인증을 새롭게 받지 못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이번 조치에 중국산 제품을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중국산 로봇을 겨냥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유비텍, 에지봇 등 중국 로봇 업체가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이들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을 차단하고, 특히 데이터 유출 등에 악용할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브렌던 카 FCC 위원장은 지난 6일 로봇 수입 규제와 관련해 “지금이야말로 대량 투자를 국내로 유치해 국가 안보에 핵심적인 요소를 발전시켜야 할 때”라며 “5년 뒤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수천∼수백만 개의 (로봇) 기기가 유포되는 상황에 놓이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로, 사실상 중국산 로봇의 미국내 시장 진입이 제한되면서 국내 부품업체들은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당장, 규제 강화로 완성 로봇 뿐만 아니라 로봇에 탑재되는 카메라·센서 등 핵심 부품 시장에서도 중국산 제품을 대체하고 공급망을 다변화 하려는 수요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의 경우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비전 센싱 기술이 절실한 만큼, 관련 기술력을 확보한 국내 업체들의 시장 입지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엠알(Fact.MR)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 비전 시스템 시장은 올해 76억8000만달러에서 2036년 155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 기간 동안 연평균 성장률(CAGR)은 6.6%로 예상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눈’에 해당하는 비전 센싱은 주변 환경과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핵심 부품으로, 성능 뿐 아니라 데이터 보안과 공급 업체 신뢰성이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미국이 안보 우려를 이유로 중국산 로봇의 수입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중국산 비전 센싱의 대체 수요는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LG이노텍 자율주행용 '고성능 히팅 카메라 모듈' <사진제공=LG이노텍>
국내 업체 중에서는 LG이노텍이 비전 센싱 솔루션을 앞세워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이노텍은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AI’를 고객사로 확보했으며, 피규어AI의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03’에 비전센싱 모듈을 독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현대차 산하 로봇기업인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협력해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에 적용될 비전 센싱 모듈도 개발 중이다.
삼성전기도 휴머노이드 카메라 모듈 시장에서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스마트폰과 전장용 카메라 모듈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앞세워 차세대 로봇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기는 최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휴머노이드용 카메라 모듈과 관련해 “차별화 기술 품질, 신뢰성, 글로벌 공급 거점을 기반으로 연내 초도 양산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탑티어 거래선들과 차세대 제품 개발 협력을 확대해 피지컬 AI 시장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