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이용자 네이버 첫 추월…‘제미나이’ 효과, 포털 시장도 지각변동 오나

제미나이·AI 검색 확산에 구글 앱 이용자 1년 새 486만명 증가
안드로이드·서클 투 서치 결합하며 모바일 접점 빠르게 확대
챗GPT도 ‘다음’의 2.6배…포털 검색창 중심 정보탐색 ‘흔들’

구글 앱이 국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에서 처음으로 네이버를 앞질렀다.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이 국내 모바일 검색 행태 자체를 바꾸면서, 네이버가 사실상 독과점해 온 국내 포털 시장에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11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7월 구글 앱의 국내 MAU는 4702만2854명으로, 네이버 앱(4684만5017명)을 17만7837명 앞서며 생산성 앱 분류 1위에 올랐다. 구글이 네이버를 월간 이용자 수에서 추월한 것은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21년 3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최근 1년간의 변화가 가파르다. 지난해 7월만 해도 구글 MAU는 4216만명으로 네이버의 4538만명보다 약 322만명 적었다. 그러나 1년 동안 구글 이용자는 약 486만명 늘어난 반면, 네이버는 약 147만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구글이 세 배가 넘는 빠른 속도로 신규 이용자 접점을 넓히면서 격차를 단숨에 좁힌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변화의 원인으로 검색과 AI의 결합을 꼽는다. 과거 구글 앱의 핵심 기능이 검색어를 입력하고 웹페이지를 찾는 것이었다면, 최근에는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와 AI 기반 검색 기능이 결합되면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얻고 이미지와 문서 등 다양한 정보를 처리하는 창구로 역할이 확대됐다는 평가다.

이용자들의 검색 행태로 여러 웹사이트를 직접 방문해 정보를 비교하던 방식에서 AI가 정보를 요약하고 질문에 직접 답을 제공하는 ‘답변형 검색’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는 기존 포털의 콘텐츠 보유량 뿐만 아니라 AI 모델 성능과 검색 데이터, 모바일 운영체제와의 연결성 등이 경쟁력이 된다.

챗GPT의 급성장도 이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챗GPT는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국내 MAU가 500만명대로 다음의 760만명대에 못 미쳤지만 한 달 뒤 1000만명을 돌파하며 다음을 추월했다. 지난달에는 1645만6151명으로 다음 앱 630만7395명의 약 2.6배까지 커졌다. 이용자들이 정보를 얻기 위해 반드시 전통적인 포털 검색창 부터 찾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갤럭시 ‘서클 투 서치’ 기능. 구글 검색과 연동돼 있다. <출처=삼성전자>

구글이 가진 안드로이드 생태계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의 ‘서클 투 서치’처럼 이용자가 화면 속 이미지나 텍스트를 바로 검색하는 AI 기능에는 구글의 검색 기술이 결합돼 있다. 이용자가 과거처럼 포털 앱을 실행해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구글 검색과 접촉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반면, 네이버의 이용자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더딘 데에는 국내 시장에서 이미 이용자 기반이 포화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뉴스·쇼핑·지도·블로그·카페·페이 등 광범위한 서비스를 바탕으로 4600만명 안팎의 이용자를 확보한 만큼 신규 이용자를 수백만명 단위로 추가하기 쉽지 않다.

다만, 이같은 변화가 곧바로 국내 검색 시장의 주도권이 네이버에서 구글로 넘어간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MAU는 한 달 동안 해당 앱을 한 차례 이상 이용한 사람을 집계하는 지표로 검색 점유율이나 체류시간, 검색 횟수를 그대로 보여주지는 않는다. 또 네이버 역시 자체 AI와 검색 기능을 고도화하며 대응하고 있다.

인터넷 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이 네이버를 처음 역전한 것은 단순히 앱 이용자 수가 뒤바뀌었다는 것보다 생성형 AI가 검색의 진입점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시사점을 준다”면서 “앞으로는 누가 더 많은 검색 콘텐츠를 보유했느냐 보다 이용자의 질문을 AI와 모바일 환경에서 얼마나 자연스럽게 선점 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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