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보조금 없이도 여전한 경쟁력…BYD ‘씰 RWD 플러스’

보조금 빠졌지만 정숙성·코너링·하체 완성도는 그대로
실측 전비 4.9km/kWh로 공인치 상회…저온 성능 방어
정가는 모델3보다 낮은 4190만원…실구매가는 엇비슷해

BYD 씰 RWD 플러스.<사진=김병훈 기자>
BYD 씰 RWD 플러스.<사진=김병훈 기자>

BYD의 전기 세단 씰(SEAL)은 올해 7월 1일부로 국내 전기차 구매 보조금 대상에서 빠졌다.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까지 씰 구매를 이끈 ‘실구매가 3000만원대’라는 말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이제 플러스 트림의 정가 4190만원을 소비자가 온전히 부담해야 한다.

씰은 지난해 4690만원의 다이내믹 AWD 단일 트림으로 국내에 들어왔다가 올해 2월 후륜구동 트림 2종을 추가하며 가격 진입장벽을 낮췄다. 출시 당시에는 국고·지자체 보조금을 더해 실구매가를 3000만원대로 끌어내린 것이 최대 무기였다. 그러나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올해 처음 도입한 ‘전기차 보급사업 수행자 선정 평가’에서 BYD가 승용 전기차 부문에서 유일하게 탈락하면서 이 무기는 사라졌다. 배점이 큰 공급망 기여도와 사후관리 지속성 항목에서 기준을 채우지 못한 결과다.

보조금이라는 방패가 사라진 가운데 씰의 가치는 오로지 제품력에서 나와야 한다. 시승차는 그 과제를 안은 씰 RWD 플러스다. 도심과 고속도로, 국도를 고루 포함한 약 300km 구간을 달렸다. 관건은 정숙성과 탄탄한 하체가 그 가격을 납득시킬 수 있느냐다. 씰은 ‘정가 대비 사양’이라는 더 냉정한 시험대에 올랐다.

BYD 씰 RWD 플러스.<사진=김병훈 기자>
BYD 씰 RWD 플러스.<사진=김병훈 기자>
BYD 씰 RWD 플러스.<사진=김병훈 기자>
BYD 씰 RWD 플러스.<사진=김병훈 기자>
BYD 씰 RWD 플러스.<사진=김병훈 기자>
BYD 씰 RWD 플러스.<사진=김병훈 기자>

씰의 비례는 전형적인 중형 세단과 거리가 있다. 제원은 전장 4800mm, 전폭 1875mm, 전고 1460mm, 휠베이스(축거) 2920mm다. 낮게 눌린 루프라인과 짧은 오버행이 만드는 실루엣은 유선형을 강조한 현대차 아이오닉6나 면을 덜어낸 테슬라 모델3와 또 다른 모습이다. 전면의 얇은 램프와 매끈한 면 처리에서는 공기저항을 줄이려는 의도가 읽힌다. 실제 고속 구간에서도 풍절음은 낮은 수준이었다. 이 가격대에서 저렴해 보이지 않는 디자인을 뽑아낸 점은 분명한 성과다.

실내의 중심은 회전형 15.6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다. 플러스 트림에는 나파가죽 시트,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 1열 통풍·열선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전동식 테일게이트 등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최상위 다이내믹 AWD와 옵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이 이 트림의 가장 큰 매력이다. 다만 스티어링 휠 조절은 전동식이 아닌 수동 방식이라 다소 아쉽다.

축거는 동급에서 여유로운 편이다. 2열에 앉으면 무릎 공간은 넉넉하고, 머리 공간은 약간 타이트하다. 쿠페형 루프의 대가다. 이는 유선형 루프를 택한 아이오닉6에도 해당한다. 세단 기준의 트렁크에 더해 프렁크(프론트 트렁크)까지 갖춰 적재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그간 씰의 약점으로 꼽힌 인포테인먼트 국내 최적화는 의외로 만족스러웠다. 한국어 음성 명령은 대체로 한 번에 인식했고, 내비게이션도 시승 내내 지연이나 끊김 없이 작동했다.

BYD 씰 RWD 플러스.<사진=김병훈 기자>
BYD 씰 RWD 플러스.<사진=김병훈 기자>
BYD 씰 RWD 플러스.<사진=김병훈 기자>
BYD 씰 RWD 플러스.<사진=김병훈 기자>
BYD 씰 RWD 플러스.<사진=김병훈 기자>
BYD 씰 RWD 플러스.<사진=김병훈 기자>

씰 RWD 플러스는 후륜에 얹은 전기 모터로 최고출력 230kW(약 313마력), 최대토크 360Nm의 힘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5.9초가 걸린다. 절대적인 수치가 폭발적인 것은 아니지만, 실주행에서 체감하는 가속감이 좋았다. 발진 가속부터 고속까지 힘이 끊기는 구간 없이 매끄럽게 이어져 일상 영역에서 부족함이 없었다.

코너링은 이 차의 강점이다. 전륜 더블위시본과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에 셀투바디(CTB) 구조로 배터리 팩을 차체와 일체화해 강성을 끌어올린 덕분이다. 공차중량이 2톤을 웃도는데도 와인딩 구간에서 차체 롤이 잘 억제됐고, 코너 탈출 시 뒷바퀴가 차체를 밀어내는 느낌이 자연스러웠다.

BYD 씰 RWD 플러스.<사진=김병훈 기자>
BYD 씰 RWD 플러스.<사진=김병훈 기자>
BYD 씰 RWD 플러스.<사진=김병훈 기자>
BYD 씰 RWD 플러스.<사진=김병훈 기자>

정숙성은 가장 인상적인 대목이었다. 노면 소음과 풍절음이 낮은 수준으로 유지됐는데, 이는 기존 씰 오너들이 과속방지턱 통과 시 진동·소음 억제를 높게 평가한 점과 어느 정도 일치했다. 승차감은 단단함과 부드러움 사이에서 균형을 잡았다. 물렁물렁하게 출렁이지도, 딱딱하게 노면 충격을 그대로 전달하지도 않는다.

시승을 끝낸 후 전비는 4.9km/kWh였다. 공인 복합전비 4.7km/kWh를 소폭 웃도는 수치다. 씰은 82.56kWh 리튬인산철(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얹어 상온 복합주행거리 449km, 저온 400km를 인증받았다. LFP 배터리는 통상 저온에 약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씰은 저온 주행거리가 상온의 약 90%에 이르러 이 약점을 잘 방어했다. 겨울이 뚜렷한 국내 환경에서 눈여겨볼 부분이다.

씰의 보조금이 사라지면서 경쟁 구도는 완전히 달라졌다. 소비자가 제대로 따져봐야 할 것은 정가가 아니라 실구매가다.

테슬라 모델3 스탠다드 RWD는 올해 1월 4199만원으로 출시됐지만, 7월 1일 500만원가량 올라 4699만원이 됐다. 씰의 보조금이 빠진 날 테슬라는 오히려 가격을 올린 것이다. 단, 모델3는 보조금이 유지돼 국고 보조금 168만원에 지자체 지원을 더하면 실구매가가 4100만~4300만원대로 내려간다. 정가 4190만원을 그대로 내는 씰과 실구매 기준으로는 엇비슷한 셈이다.

지난 7월 부분변경 모델로 돌아온 더 뉴 아이오닉6는 최장 562km로 동급에서 가장 긴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가격은 세제 혜택 적용 후 기준으로 4856만~6132만원이지만, 보조금을 적용하면 하위 트림 실구매가가 4000만원 초반대로 내려간다. 씰의 정가와 일부 겹치는 지점이다.

BYD 씰 RWD 플러스.<사진=김병훈 기자>
BYD 씰 RWD 플러스.<사진=김병훈 기자>

씰이 가격 경쟁력을 완전히 잃어버린 것은 아니다. 4190만원의 가격은 모델3보다 낮고, 보조금을 받는 경쟁차들과 실구매 기준으로도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여기에 나파가죽 시트,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 통풍 시트, 313마력 후륜구동까지 담은 구성은 경쟁력이 충분하다.

BYD코리아는 국내 진출 첫해인 2025년 6107대를 팔았다. 씰은 AWD 단일 트림 시절 369대에 그쳤고, 올해 RWD 트림 투입으로 반등을 노렸다. 하지만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일부 제동이 걸렸다. 지역에 따라 200만~500만원에 이르던 지원이 사라진 자리를 어떻게 메울지가 하반기 판매의 과제가 됐다.

다만 이번 조치는 향후 1년간 한시 적용되며, 기후부는 내년 상반기 재평가를 앞두고 있다. 탈락 사유였던 공급망 기여도와 사후관리 지속성은 서비스 네트워크 확충과 국내 협력 확대로 개선할 수 있는 항목이다. 재진입의 여지는 아직 남아 있다는 뜻이다.

보조금과 상관없이 BYD 씰 RWD 플러스의 완성도는 흔들리지 않았다. 정숙성과 탄탄한 하체는 이 가격대에서 기대하기 어려웠던 부분이고, 이 인상은 시승 내내 한결같았다. 물론 소비자의 평가는 냉정하다. 보조금이라는 버팀목이 사라진 만큼 씰은 정가를 주고도 충분히 살 이유가 있는 차임을 스스로 증명해야 할 때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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