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동작구 농심 사옥 전경. <사진제공=농심>
국내 식품업계의 올해 2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농심과 삼양식품, 오리온 등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수출 확대와 현지 생산을 앞세워 원가·환율 상승에도 호실적을 거둔 반면, CJ제일제당과 롯데칠성음료, 삼립은 내수 부진과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 9561억원, 영업이익 59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2%, 47.6% 증가한 수치다. 농심은 수출 및 해외법인 등 해외 사업의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전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삼양식품의 경우,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9.3% 증가한 7703억원, 영업이익은 46.7% 늘어난 1762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양식품의 실적 성장세는 해외 시장이 이끌었다. 2분기 해외 매출은 6458억원으로 분기 기준 처음으로 6000억원을 넘어섰다.
오리온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성장했다. 오리온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89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26억원으로 9.2% 늘었다. 오리온은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 법인이 고르게 성장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반면, 내수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일제히 수익성이 쪼그라들었다. 식품업계 맏형인 CJ제일제당은 대한통운을 제외한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한 4조195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8.4% 감소한 1619억원에 그쳤다. 환율과 곡물 가격 상승 여파로 외환 및 파생상품 거래 손실이 발생하면서 영업외비용이 증가했다. 순손실은 23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롯데칠성음료도 2분기 매출은 1조11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으나, 영업이익이 558억원으로 10.4% 줄었다. 삼립 역시 2분기 매출은 84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1억원으로 98.7%나 축소됐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햇반 모습. <사진=연합뉴스>
식품업계의 실적 희비를 가른 주요 요인으로는 해외 사업이 꼽힌다. 중동 리스크와 고환율 속에서도 해외 생산과 수출을 확대한 기업들은 성장세를 이어간 반면, 해외 사업 비중이 낮은 기업들은 내수 부진과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업계에서는 국내 시장의 성장 정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 사업의 성과가 식품업계의 실적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식품 시장은 인구 감소와 소비 침체 등으로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 시장에서 얼마나 안정적인 판매 기반을 확보하느냐가 실적을 좌우하는 요소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한편,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햇반·비비고 만두 등 27개 품목 가격을 평균 8% 올렸고, 롯데칠성음료도 음료 제품 가격을 평균 5.3% 인상했다.
농심은 이달부터 용기면·스낵·음료 등 43개 브랜드의 출고가를 평균 5.8% 인상했으며, 오뚜기도 컵라면 11개 브랜드 29개 품목과 만두 3개 브랜드 16개 품목의 출고가를 각각 평균 6.7%, 7.7% 올렸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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