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카드’ 1555만장…우리·신한카드는 1년새 개선 성공

7개 카드사 휴면카드 1년 새 56만장↑…현대·롯데 증가율 두드러져
휴면카드 비중 9.3%→14.4%…자동해지 폐지·소비행태 변화 영향
간편결제·혜택 따라 ‘갈아타기’ 확산…발급·배송 등 매몰비용 부담

카드사들이 발급한 뒤 1년 이상 사용되지 않은 휴면 신용카드가 1550만장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휴면카드 자동해지 제도가 폐지된 데다 간편결제 확산과 혜택에 따라 주사용 카드를 바꾸는 소비 행태가 맞물리면서 휴면카드 비중은 해마다 상승하는 추세다. 신용판매 부진과 조달비용 부담으로 수익성 관리가 중요해진 카드업계에서는 발급·배송·마케팅 등에 투입된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휴면고객의 카드 이용을 다시 유도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휴면 신용카드는 총 1554만6000장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498만2000장) 대비 56만4000장(3.76%) 증가한 수준이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현대카드의 휴면카드 수 증가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현대카드의 휴면 신용카드는 지난해 2분기 258만장에서 올해 2분기 276만6000장으로 7.21% 증가했다. 증가한 카드 수도 18만6000장으로 7개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뒤이어 롯데카드의 휴면카드는 같은 기간 236만1000장에서 253만1000장으로 17만장(7.20%) 늘었다. 특히 휴면신용카드 비중이 17.29%에서 18.76%로 1.47%p(포인트) 늘어나며 7개 카드사 가운데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뒤이어 △하나카드 183만9000장(전년 대비 6.06% 증가) △KB국민카드 233만8000장(4.38% 증가) △삼성카드 216만5000장(3.24% 증가) 등 1년새 대부분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우리카드는 7개 카드사 가운데 1년새 휴면카드 감소폭이 가장 컸다. 우리카드의 휴면카드는 지난해 2분기 165만2000장에서 올해 2분기 159만5000장으로 5만7000장(3.45%) 감소했다. 휴면카드 비중도 16.15%에서 15.11%로 1.04%포인트 낮아졌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고객 소비패턴 기반의 개인화 마케팅을 통한 맞춤형 혜택 제공과 이용 공백 고객 대상 재이용 유도 프로그램을 강화한 결과, 전체 이용률이 개선되고 휴면 진입도 감소했다”면서 “앞으로도 고객의 지속 이용을 지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한카드의 휴면신용카드는 231만8000장에서 231만2000장으로 6000장(0.26%) 가량 소폭 감소했다. 같은 기간 휴면카드 비중도 10.91%에서 10.72%로 0.19%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대해 신한카드 관계자는 “고객별 이용 이력, 보유 카드 등을 분석해 개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휴면 진입예정 고객뿐 아니라 이미 휴면에 진입한 고객 대상으로 맞춤형 마케팅을 진행한 효과에 따라 휴면카드가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휴면카드는 기준 시점으로 1년 이상 사용실적이 없는 개인 및 법인 신용카드를 뜻한다. 현금인출과 하이패스 등 부가 기능을 사용하더라도 휴면 상태는 해제되지 않는다.

카드업계의 휴면카드 비중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2020년 4분기 말 기준 9.30%에 불과하던 7개 카드사의 휴면카드 비중은 이듬해인 2021년 10.21%를 기록하며 10%대를 돌파했다. 이후 △2022년 11.76% △2023년 12.74% △2024년 13.93% △2025년 14.35% 등으로 지속 상승세를 보였다.

휴면카드 증가는 발급된 카드 가운데 실제 결제에 활용되지 않는 카드가 늘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신규 회원과 카드 발급 규모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확보한 고객의 지속적인 카드 이용을 유도하는 것도 중요해지는 셈이다.

이처럼 카드업계의 휴면카드 수가 급증한 데는 지난 2020년 5월 시행된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 개정안’에 따라 휴면카드 계약 해지 절차가 변경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에는 신용카드를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으면 이용이 정지되고, 이로부터 9개월이 지나면 자동으로 계약이 해지됐다. 그러나 당국은 해당 규정에 대해 소비자 불편을 유발하고, 카드사 역시 신규 회원에 대한 모집 비용 부담이 커진다는 판단 아래 지난 2020년 5월 휴면카드 자동해지 규정을 폐지하고 유효기간 5년 안에는 재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2021년 1월부터 해당 개정안이 카드사에 적용되며 휴면카드가 더욱 늘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아울러 카드 발급과 이용 방식의 변화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비대면 채널 등을 통한 카드 발급 접근성이 높아진 데다 간편결제 이용이 보편화되면서 소비자가 주로 사용하는 카드를 간편결제 서비스에 등록해 집중적으로 이용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할인·적립 등 혜택에 따라 새로운 카드를 발급받거나 주사용 카드를 변경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기존에 보유하던 카드가 실제 결제에 사용되지 않은 채 남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늘어나는 휴면카드로 인해 카드사의 비용 고민도 계속되고 있다. 신용판매 부진과 고금리에 따라 수익성이 지속 악화하고 있는 만큼 카드사가 부담해야 하는 매몰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발급비용의 경우에는 카드마다 소재가 달라 일부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인 체크카드 경우 발급 수수료만 1000~3000원 수준에 달한다.

카드사들은 대부분 해당 발급수수료를 발급 후 일정 기간 내에 한 번이라도 사용할 경우 돌려주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사용 후 휴면카드로 돌아갈 경우 발급비용도 카드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가 카드를 발급받은 후 꾸준히 사용해야 발급비나 연회비 등의 측면에서 회수가 가능하고, 카드사 차원에서도 수익성이 올라가게 된다”며 “휴면카드가 늘어날수록 카드사가 부담해야 할 매몰비용이 커져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만큼, 카드사들은 휴면카드를 줄이기 위해 지속적인 이용 유도 프로모션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카드 발급 과정이 쉬워지고 간편결제에 카드를 등록해 쓰는 고객이 많아지면서 간편결제에 등록되지 않은 카드는 쓰지 않거나, 혜택 위주로 카드를 자주 변경하는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경향이 늘어나며 휴면카드도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발급이나 배송, 마케팅 등의 비용 등을 부담해야 하는 카드사들은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고, 간편결제사와의 협력 등 다양한 방안으로 이용 전략을 짜고 있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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