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조이자 ‘더 비싼’ 현금서비스로 몰렸다 …“채무의 질 악화 우려”

카드론 5월 정점 후 두 달 새 4577억↓…현금서비스는 5213억↑
현금서비스 금리, 카드론보다 4%p 높은 18.16%…급전 수요 여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카드론 잔액이 두 달 연속 감소한 반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현금서비스 잔액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총량관리 목표에 맞춰 카드론 공급을 조절하고 있지만 단기 급전 수요는 좀처럼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기존 카드론을 갚지 못한 차주가 이용하는 대환대출과 결제대금을 다음 달로 넘기는 리볼빙 잔액도 증가하면서 취약차주의 상환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에서 신용대출로 분류되는 카드론을 제외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NH농협카드)의 올해 7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2조795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42조9093억원) 대비 0.26% 감소한 수준이다.

카드론 잔액은 지난 5월 말 43조2534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6월 42조9093억원, 7월 42조7957억원으로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카드론 잔액이 감소세로 돌아선 데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말 카드사들과 카드론 관련 회의를 진행했으며, 이후 각 카드사는 연간 총량관리 목표를 준수하기 위해 카드론 취급을 관리하고 있다.

반면 단기카드대출인 현금서비스 잔액은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7월 말 현금서비스 잔액은 7조251억원으로 전월 대비 2409억원 증가하며 7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5월 6조5038억원에서 6월 6조7842억원, 7월 7조251억원으로 3개월 연속 증가했다.

특히 올해 1월 말 6조996억원과 비교하면 현금서비스 잔액은 7개월 만에 9255억원(15.17%) 증가했다. 카드론이 정점을 기록했던 5월 말과 비교해도 두 달 동안 5213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카드론 잔액이 4577억원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현금서비스는 카드론보다 금리 부담도 크다. 7월 기준 8개 전업 카드사의 현금서비스 평균금리는 18.16%로, 카드론 평균금리 14.15%보다 4.02%포인트 높았다. 그럼에도 현금서비스 잔액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계의 단기 유동성 수요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론은 비교적 장기간 자금을 빌리는 장기카드대출인 반면 현금서비스는 단기간 급전이 필요한 차주가 주로 이용하는 단기카드대출이다. 상품 성격이 다른 만큼 잔액이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카드론 잔액이 감소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현금서비스 이용이 확대되는 상반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 채무 상환과 관련한 지표에서도 부담이 나타나고 있다. 7월 말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6480억원으로 전월 대비 995억원 증가했다. 올해 1월 말 1조4641억원과 비교하면 1839억원(12.56%) 늘어난 규모다.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 역시 7월 말 6조8759억원으로, 전월 대비 438억원 늘며 4개월 연속 증가했다. 1월 말(6조7195억원)과 비교하면 1565억원(2.33%) 증가했다.

여기에 카드론 금리도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차주의 금융비용 부담은 커지고 있다. 지난달 8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4.15%로 전월 대비 0.28%포인트 상승했다. 신용점수 700점 이하 회원의 평균금리는 17.45%로 한 달 전보다 0.25%포인트 올랐다.

특히 카드론에 대한 수요가 여전한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총량관리로 공급이 제한되면서 일부 수요가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현금서비스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황이 이런 만큼 전문가들은 카드론을 신용대출 산정에 포함시키는 것을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론은 장기로, 현금서비스나 리볼빙은 단기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수요가 어느 정도 나뉘어 있었다”며 “최근 카드론 총량관리가 강화되면서 카드론 수요는 여전히 있지만, 공급은 줄어들다 보니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드론과 현금서비스가 모두 늘어나는 것도 좋지 않지만, 규제로 카드론을 제한하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현금서비스 쪽으로 이동해 채무의 질이 나빠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카드론은 주택담보대출이나 주택금융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닌, 실수요자이자 취약계층이 이용하는 하나의 금융 서비스이기 때문에 카드론을 신용대출에 포함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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