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손보사 전체 기부금 중 절반 차지…생보 1위는 라이나

생보사 기부금 75.8% 급증…라이나생명 일회성 대규모 출연 영향
손보사 기부금은 1년새 7.0% 감소…1위 현대해상 홀로 전체 49% 담당
2028년 ESG 법정공시 의무화 확정…주요 상장 보험사 대부분 해당

국내에서 영업 중인 생명·손해보험사들이 올해 1분기에 집행한 기부금 합산액이 전년 동기보다 20% 넘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5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국내 생보사 22개사와 국내 손보사 16개사의 기부금 합산액은 2026년 1분기 기준 217억원이다. 이는 2025년 1분기 기준 176억원 대비 41억원(23.3%) 증가한 수치다.

업권별로는 생보사 22개사의 기부금이 65억원에서 114억원으로 49억원(75.8%) 급증한 반면, 손보사 16개사의 기부금은 111억원에서 103억원으로 8억원(7.0%) 감소했다.

손보사 기부금은 현대해상이 압도적인 1위를 유지했다. 현대해상의 2026년 1분기 기부금은 50억400만원으로 전체 손보사 기부금(103억원)의 49%를 차지했다. 2025년 1분기 52억8900만원 대비 소폭 줄었지만, 2위 DB손보(13억8800만원)와의 격차는 여전히 세 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2026년 1분기 기준 손보사 기부금 순위는 △현대해상 50억400만원 △DB손보 13억8800만원 △SGI서울보증 8억1200만원 △코리안리 7억4200만원 △삼성화재 5억4700만원 △KB손보 5억2100만원 △한화손보 5억1200만원 △메리츠화재 4억1200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증가 규모 면에서는 DB손보가 7억6100만원에서 13억8800만원으로 6억2700만원 증가하며 가장 두드러졌다. 메리츠화재(2억9500만원→4억1200만원)와 코리안리(6억6100만원→7억4200만원)도 기부금이 증가했다. 반면 SGI서울보증(-3억9900만원), 삼성화재(-3억1700만원), KB손보(-2억3200만원), AXA손보(7900만원), 롯데손보(-7500만원) 등 손보사 다수는 기부금을 줄였다.

또 생보사 기부금 증가를 이끈 곳은 라이나생명이었다. 라이나생명의 1분기 기부금은 2025년 4600만원에서 2026년 70억4900만원으로 약 153배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재단 출연이나 특정 공익사업에 대한 일회성 대규모 기부를 1분기에 집중 집행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26년 1분기 기준 생보사 기부금 순위는 △라이나생명 70억4900만원 △흥국생명 14억7400만원 △한화생명 11억700만원 △신한라이프 4억4500만원 △NH농협생명 4억2300만원 △미래에셋생명 2억5700만원 △iM라이프 1억9200만원 △하나생명 1억1900만원 △교보생명 1억100만원 △AIA생명 1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감소폭 기준으로는 신한라이프가 가장 두드러졌다. 신한라이프의 1분기 기부금은 2025년 32억7100만원에서 4억4500만원으로 28억원 이상 급감했다. 전년 동기에 금융그룹 차원의 대규모 공동 사회공헌기금 출연이 이뤄진 데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6억원→5000만원, -5억5000만원)도 큰 폭으로 줄었으며, 한화생명(-3억600만원), 교보생명(-2억1700만원), 미래에셋생명(-1억8000만원)도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기부금 절반 이상 두 곳이 차지…ESG 법정공시 앞두고 내실화 ‘과제’

보험사 기부금 통계에서 반복되는 특징으로, 몇몇 대형사의 집중적인 기부금 출연이 업권 전체 흐름을 좌우하는 ‘쏠림 현상’이 지적된다. 실제로 2026년 1분기 생·손보사 합산 기부금 217억원 가운데 라이나생명과 현대해상 두 곳의 기부금만 약 120억5000만원으로 전체의 55.5%를 차지했다.

이에 더해 사회공헌재단 출연이나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공동기금 납부 시점에 따라 분기별 편차도 구조적으로 크다는 점에서, 단순 수치 등락을 보험업계 사회공헌 기조 변화로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우려도 있다.

ESG 공시 의무화를 앞두고 보험업계가 단순한 현금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임직원이 직접 참여하거나 기후 대응 등 비즈니스 역량을 결합한 실질적 활동으로 체질을 재편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한상용 한국금융연구원 보험·중소금융연구실장은 “ESG 투자가 보험사 단기 성과 추구보다 보험사 장기 수익성 제고, 위험관리 및 안정적 고객 확보 등 핵심 비즈니스 모델과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보험산업은 위험 보장과 투자 활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환경·사회적 문제와 지배구조와 관련된 위험에 대처하는 ESG 경영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보험사들이 비용 절감과 효율성에만 매몰돼 ESG와 관련된 위험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보험사의 지속가능성 및 장기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며 체계적인 관리를 촉구했다. 실제로 글로벌 보험사들은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수익을 창출하는 선도적인 ESG 투자를 이행 중이다.

이 가운데 지난 7월 8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당정협의를 통해 ‘지속가능성(ESG) 공시 제도화 방안’을 확정했다. 2028년부터 연결자산총액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ESG 정보를 사업보고서에 포함시켜 법정공시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삼성생명·삼성화재·한화생명·현대해상·DB손보 등 주요 상장 보험사 대다수가 이 기준에 해당한다. 거래소 자율공시 단계 없이 법정공시로 직행하는 만큼 허위·누락 시 CEO의 민·형사상 책임과 금융당국 제재 대상이 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기부금 등 사회공헌 활동을 단순 현금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임직원이 직접 참여하거나 기후 대응·취약계층 지원 등 보험 본업과 연계한 실질적 활동으로 재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기부금 규모가 사회공헌 성과의 척도처럼 여겨졌지만, 법정공시로 전환되면 활동의 지속성과 실제 영향 측정이 핵심 기준이 된다”며 “일회성 대형 기부 중심의 구조로는 공시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고 임직원 자원봉사나 기후·취약계층 연계 프로그램처럼 보험 본업과 맞닿은 방식으로 사회공헌 체계를 재편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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