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저축성보험 신계약액 뚝…빅3 중 삼성생명만 69% 증가

올해 1분기 저축성보험 신계약 9.9조…작년보다 6864억 감소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이동 가속화…새로운 성장전략 절실”

국내에서 영업 중인 생명보험사들의 올해 1분기 저축성보험 신계약 금액(이하 신계약액)이 지난해보다 7%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새 보험회계 기준인 IFRS17 도입 이후 핵심 수익성 지표로 떠오른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유리한 보장성보험으로 영업의 중심축이 이동한 데다, 최근 시장금리 상승과 증시 호조에 따른 자금 이탈 우려까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30일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22개 생보사의 올해 1분기 저축성보험 신계약액은 총 9조9831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 10조6696억원과 비교하면 6864억원(6.43%) 감소한 수치다.

상위 3개 생보사(삼성·한화·교보생명)의 실적은 엇갈렸지만, 전반적인 시장 축소 흐름을 보여줬다. 한화생명의 저축성보험 신계약액은 올해 1분기 1조200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조5597억원 대비 23.02% 감소했다. 교보생명 역시 1조7985억원에서 1조2953억원으로 27.98% 줄며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삼성생명은 같은 기간 6114억원에서 1조341억원으로 69.12% 증가하며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

주요 생보사들도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KB라이프의 저축성보험 신계약액은 지난해 1분기 1조8844억원에서 올해 1분기 8873억원으로 반토막(-52.91%) 났다. 하나생명(-62.11%), KDB생명(-37.74%), 푸본현대생명(-20.01%), ABL생명(-18.83%), 미래에셋생명(-11.99%) 등도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다만 일부 중소형사의 경우 저축성보험 신계약액이 폭증하기도 했다. 지난해 저축성보험 판매를 전략적으로 줄였다가 올해 평년 수준으로 회복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1분기 8억원에서 올해 1분기 5563억원으로 6만9437% 증가했으며, 동양생명(1802.94%), 흥국생명(1210.69%), BNP파리바카디프생명(159.54%) 등도 큰 폭으로 늘었다.

◇ IFRS17·증시 호조에 저축성 매력 ‘뚝’…향후 수요도 먹구름

업계는 저축성보험의 전반적인 축소 현상을 IFRS17 체제하에서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 전략이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과거 생보사들의 양적 성장을 이끌었던 저축성보험은 수취보험료보다 만기환급금이 더 큰 상품 구조를 띠고 있어 IFRS17하에서는 수익성이 낮게 측정된다. 이에 따라 과거에 비해 판매 유인도 크게 감소했다.

반면 건강보험, 상해보험 등 보장성상품의 판매 확대는 신계약 CSM 증가로 직결되면서 업계 전반의 영업 포트폴리오가 보장성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양상이다. 여기에 거시경제와 금융시장 여건도 저축성보험의 매력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고 주식·ETF 등 금융투자상품의 기대수익률이 주요 금융기관 수신상품을 크게 웃돌면서 예금취급기관에서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이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보험사들은 저축성보험 자금 유출 등에 따른 유동성 수요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가용자금을 확보하고 비상자금 조달계획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실제 과거 시장금리가 급격히 상승했던 2022~2023년에도 생보사들의 저축성보험 중도환급금이 크게 증가한 바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향후 보험산업이 시장 포화와 저축성보험 위축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성장동력 발굴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보험연구원은 생보사들이 저축성보험 감소로 자산 축적 기반이 약화하고, 건강보장 중심 성장 역시 손해율 및 계리 가정 부담으로 성장의 질에 제약이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금리 전망을 고려할 때 향후에도 저축성보험의 수요 확대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성보험 축소와 시장 포화라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생보사들의 체질 개선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보험산업이 당면한 성장기반 약화와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신성장전략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향후 생보사들은 데이터 확보를 기반으로 의료·건강·모빌리티 등 신상품 개발에 나서는 한편, 사고 후 보상을 넘어 예방에서 돌봄까지 포괄하는 종합서비스 제공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