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르자 손보사 이자수익 확대…KB손보 399억 증가 ‘최다’

1분기 이자수익 2.4조, 전년比 550억↑…금리인상에 ‘K-ICS’ 시험대
KB손보·삼성화재·현대해상 약진 속 메리츠화재·롯데손보는 주춤
금리 3% 시대 손보사 ‘양날의 검’…이자수익 늘지만 건전성은 부담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거둔 이자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550억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보험사들은 보험계약자들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국공채, 회사채, 예금, 대출 등 운용자산에 투자해 이자수익을 얻는다.

28일 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14개 손보사가 벌어들인 이자수익 총액은 2조4733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 2조4183억원보다 550억원(2.27%) 증가한 규모다.

손보사별 증가액을 살펴보면 KB손보가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KB손보의 올해 1분기 이자수익은 272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2330억원보다 399억원 늘며 업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이어 삼성화재가 340억원 늘어난 6026억원을 기록해 이자수익 절대 규모에서도 압도적인 1위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 역시 241억원 증가한 3215억원을 거뒀으며 흥국화재(+99억원), NH농협손보(+72억원), 하나손보(+54억원), 한화손보(+39억원), DB손보(+3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같은 기간 이자수익이 4416억원에서 3877억원으로 539억원 줄어들며 14개 손보사 중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롯데손보 역시 이자수익이 1134억원에서 923억원으로 211억원 감소했다.

효자 노릇 한 이자수익…2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에 건전성 관리 시험대

이자수익은 투자손익의 주요 구성 항목으로, 보험사의 수익성을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금리가 오르면 기존 보유 채권의 평가손실이 발생하거나 확대될 수 있지만, 신규 투자 채권의 이자수익은 늘어나면서 투자손익에 미치는 충격을 일부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손보사 순이익은 2조10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66억원(12.3%) 감소했다. 보험손익은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손실 등으로 투자손익이 2294억원 악화한 것이 직격탄이 됐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보험사들의 정교한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역량이 실적의 희비를 가를 것이라고 지적한다.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금리 변동이 자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이는 자산·부채 간 만기 구조를 적절히 관리하지 못한 데서 비롯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향후 금리·주가·환율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는 만큼 보험사가 재무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지난해 한국금융연구원도 올해 손해보험산업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수익성 정체와 투자손익 변동성 확대 등을 전망한 바 있다.

무엇보다 업계가 경계해 온 금리 상승은 현실화됐다. 금리가 오르면 단기적으로는 신규 투자 채권의 이자수익 증가로 투자손익이 일부 개선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산·부채 간 듀레이션 갭에 따라 자본 변동성이 커지고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7월 인상에 이은 두 차례 연속 인상으로, 지난 5월까지 8차례 연속 동결하며 연 2.50%를 유지했던 통화정책 기조가 석 달 만에 완전히 뒤집힌 셈이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국내경제는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에 힘입어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선제적 대응을 통해 물가 오름세의 확산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금융안정 리스크에도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는 만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상이 끝이 아닐 수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금통위원들이 제시한 6개월 후 조건부 금리 전망에서는 21개 전망점 가운데 16개가 3.25% 이상을 가리켰다. 이 가운데 3.50%를 가리킨 전망은 6개, 3.25%는 10개였다. 3.25% 이상이 2개에 그쳤던 지난 5월 전망과 비교하면 석 달 새 무게중심이 크게 위로 옮겨간 것이다. 한은도 의결문에서 “향후 통화정책은 물가·경기 흐름 및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명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이 두 차례 이어지면서 신규 투자분의 이자수익은 늘어나겠지만, 보유 채권 평가손실과 자본 변동성 확대라는 부담도 함께 커지는 구조”라며 “투자손익의 변동성이 커진 IFRS17 도입 이후의 현 상황에서는 채권 등 구조적 이익을 통한 안정적인 이자수익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선별적인 우량 자산 투자와 철저한 듀레이션 관리를 통한 현금흐름 창출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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