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산운용사 ETF 점유율. <사진=CEO스코어데일리>
한국거래소가 다음달 14일 도입하는 애프터마켓에서 상장지수펀드(ETF) 거래가 제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삼성·미래에셋 등 대형 운용사는 거래시간 확대에 따른 추가 유동성 확보 기회가 미뤄질 수 있는 반면, 후발 운용사들은 추가 전산·인력과 유동성공급자(LP) 관리 부담을 덜 수 있게 될 전망이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6일 기준 국내 ETF 순자산총액(AUM)은 449조7733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은 174조1706억원으로 전체의 38.7%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41조945억원으로 31.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두 자산운용사의 합산 시장점유율은 70.1%에 달한다.
3위 KB자산운용과 4위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순자산은 각각 34조9992억원, 33조989억원으로 점유율은 7.8%, 7.4%다. 상위 4개사의 점유율을 합하면 85.2%이며 신한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까지 포함한 상위 6개사의 점유율은 92.8%에 이른다. ETF 시장 대부분이 소수 대형 운용사에 집중된 셈이다.
이 가운데 ETF 시장의 새로운 경쟁 무대로 주목받던 애프터마켓에는 제동이 걸렸다. 한국거래소는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운영되는 애프터마켓에서 일부 ETF를 거래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과열 논란이 불거지면서 시행 여부와 거래 범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단일종목의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가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자 금융당국은 해당 상품의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높이는 등 투자자 보호 조치를 강화했다. 거래시간을 늘릴 경우 투기적 거래를 억제하려는 정책과 시장 접근성을 확대하려는 정책이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자산운용사와 LP는 가격 괴리 관리와 위험 헤지에 대한 부담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이다. 정규장 이후에는 기초자산 거래가 끝나 ETF 실시간 추정순자산가치(iNAV)를 산출하거나 가격 변동 위험을 헤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거래시간이 늘어날수록 호가 공급과 전산·인력 운용에 따른 비용도 커진다.
다만 애프터마켓에서 ETF 거래가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다. 삼성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최선집행기준 설명서에 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을 포함하고 거래시장 변경에 따른 내용을 반영했다. 이는 증권사들이 ETF 거래 확대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의미지만, 실제 애프터마켓 거래가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거래시간 확대가 시행될 경우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가장 큰 수혜 후보로 꼽힌다. 두 회사는 대표지수형은 물론 레버리지·인버스, 해외지수 ETF 등 유동성이 높은 상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시간 확대는 투자자 접근성과 거래량을 늘릴 기회인 동시에 가격 괴리와 LP 관리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기도 하다.
후발 운용사에는 새로운 점유율 확대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한화자산운용처럼 최근 순자산 증가율이 높은 운용사는 애프터마켓을 통해 KODEX와 TIGER 중심의 유동성 구도에 도전할 수 있다. 반면 규모가 작은 자산운용사는 전산과 인력, LP 운용에 따른 추가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ETF 애프터마켓의 향방은 시장 활성화와 투자자 보호 사이의 균형에 달려 있다. 증권사들이 제도 정비를 이어가는 가운데 가격 산정과 LP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면 관련 논의가 재개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향후 경쟁에서는 운용사별 순자산뿐 아니라 거래대금과 거래회전율도 주요 지표로 부상할 전망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팽정은 기자 / pae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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