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통신 3사, AI 통신 인프라 투자 확대…연내 규제·세제 개선안 마련

5G SA·AI-RAN·6G·AIDC 등 차세대 인프라 투자 논의
망중립성 가이드라인 손질…3G 레거시망 전환도 추진

박윤영 KT 대표(왼쪽부터) ,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 배경훈 부총리, 정재헌 SK텔레콤 CEO.가 23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사옥에서 열린 통신3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정부와 이동통신 3사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데이터 트래픽 증가에 대응하고 차세대 통신망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민·관 협의체를 가동한다. 5G 단독모드(SA)와 AI 기반 무선접속망(AI-RAN), 6G를 비롯해 해저케이블·위성·AI데이터센터(AIDC)·광통신 등 통신 인프라 전반의 투자 방안을 논의하고, 규제 완화와 세제·예산 지원을 묶은 종합대책을 연내 마련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7일 서울에서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및 전문기관과 함께 ‘AI 시대 통신망 투자 촉진을 위한 민·관 협의체’ 발족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협의체에는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실장과 통신 3사 네트워크 부문장,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이 참여한다.

이번 협의체는 지난 7월 열린 과기정통부 부총리와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의 후속 조치다. 정부와 통신업계는 차세대 통신망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규제 개선뿐 아니라 예산·세제 지원까지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가 투자 활성화에 나선 것은 5G 상용화 초기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된 이후 통신사 설비투자(CAPEX)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 3사의 CAPEX는 2019년 9조6000억원에서 2021년 8조2000억원, 2023년 7조6000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6조200억원까지 감소했다.

반면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 등 데이터 집약적인 서비스가 확산하면서 유·무선 통신망의 처리 용량과 지연 성능을 높여야 할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이에 협의체는 AI-RAN과 6G뿐 아니라 해저케이블, 위성통신, AIDC, 광통신 등 차세대 통신 인프라 전반을 투자 논의 대상으로 삼는다. 향후 AI 확산에 따른 트래픽 급증 가능성에 대비해 통신망 투자 실태를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중장기 수요 예측도 병행할 계획이다.

통신서비스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를 합리화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AI·인터넷프로토콜(AI-IP), 6G, AX 등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 환경에 맞춰 기존 규제를 손질하고 초기 실증사업에 대한 정부예산 지원과 세제 지원 방안도 검토한다.

3G 등 기존 레거시 통신망의 전환도 협의체 의제에 포함됐다. 정부와 통신사들은 이용자 보호를 전제로 기존 통신망을 안정적이고 점진적으로 차세대 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첫 회의에서는 통신 3사가 올해 12월을 목표로 추진 중인 5G SA 전국 서비스 준비 상황도 점검했다. 5G SA는 기존 LTE 코어망을 함께 이용하는 비단독모드(NSA)와 달리 5G 전용 코어망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네트워크 슬라이싱과 초저지연 등 5G 핵심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기반 기술이다.

KT는 2021년 7월부터 5G SA 상용 서비스를 제공해 왔으며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현재 전국 단위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통신 3사는 5G 코어망 증설과 단말 연동 검증 등을 거쳐 오는 12월 전국 서비스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5G SA를 활용한 신규 서비스 발굴도 추진한다. KT는 지난 6월 월드컵 거리응원에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적용한 데 이어 9월 불꽃축제와 기업·기관 전용 5G 업무망 등에 기술 적용을 추진한다. SK텔레콤은 특정 지역과 이용자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LG유플러스는 이벤트 실황 중계와 배달·순찰 등 피지컬 AI와 5G SA를 접목한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

재난·재해 상황에서 긴급구조 통신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거나 인파 밀집 지역에서 초저지연 생중계를 제공하는 등 기업 간 거래(B2B)와 소비자 대상(B2C) 서비스도 발굴해 현장 실증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는 5G SA 확산을 위해 지원 단말 확대에도 나선다. 통신사 요청을 바탕으로 이달 단말 제조사와 운영체제(OS) 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SA 이용 가능 단말을 늘리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네트워크 슬라이싱 등 신기술 도입에 맞춰 망 중립성 제도도 손질한다. 유럽연합(EU) 등 해외 사례를 검토해 긴급구조 통신과 같은 우선전송 및 특수서비스 적용 기준을 중심으로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을 보완하고 4분기 중 개정안을 공개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통신 품질평가 방식도 기존 다운로드 속도 중심에서 벗어난다. 정부는 업로드 속도와 전송 지연시간, SA 접속·유지 여부, 네트워크 슬라이싱 품질, 이용자 체감품질(QoE) 등을 반영한 평가 지표를 마련해 오는 12월 시범 측정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논의와 후속 실무협의를 거쳐 연내 ‘차세대 통신망 투자 및 규제 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우혁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실장은 “AI 시대 국가 경쟁력의 근간은 이를 뒷받침하는 지능형 유선·무선 통신망”이라며 “정부와 통신사가 협력해 통신망 투자를 저해하는 규제·세제 걸림돌을 과감히 제거하고 차세대 통신망 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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