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퇴직연금 점유율 10%대 추락…삼성생명, 신한銀과 격차 1.5조 벌어져

보험 2.5% 늘 때 증권은 25.5% 급증…전체는 11.5%↑
증시 상승세에 DC·IRP 매력 높아져…계열사 의존이 약점

퇴직연금 시장 내 보험업권의 입지가 축소되면서 점유율도 10%대로 내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적립금 규모 자체는 커졌지만 증시 호황에 힘입어 증권업권이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영향이다.

31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보험사 16곳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올해 2분기 말 기준 107조320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04조7415억원)과 비교해 2.5% 증가했다.

올해 보험업권은 퇴직연금 적립금을 확대했지만 전체 퇴직연금 증가율에는 한참 못 미치면서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보험업권의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은 2분기 말 19.4%로 지난해 말(21.1%)보다 1.7%포인트 축소됐다.

같은 기간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은 496조8021억원에서 553조8779억원으로 반년 새 1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권의 빈자리는 증권사들이 꿰찼다. 증권사 15곳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2분기 말 기준 165조468억원으로 보험사보다 57조7262억원 많았다. 지난해 말(131조5026억원)보다 25.5%나 급증했다. 은행업권도 적립금이 8.0% 늘었다.

증권업권의 시장 점유율도 26.5%에서 29.8%로 3.3%포인트 확대돼 연내 30% 돌파를 눈앞에 뒀다.

올해 퇴직연금 시장에서 증권업권의 입지가 커진 것은 국내 증시 강세의 영향이 컸다. 상장지수펀드(ETF), 펀드 등 투자상품을 통해 직접 운용하려는 가입자가 늘면서 다양한 ETF 상품을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는 증권사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또 보험업권은 계열사 의존도가 33.8%로 타 업권 대비 높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증권업권은 계열사 의존도가 13.3%, 은행업권은 1.0%에 불과하다.

특히 보험업권 1위 사업자인 삼성생명은 적립금이 57조3963억원으로 이 중 30조5967억원이 자사 계열사 적립금으로 전체의 53.3%를 차지한다.

높은 계열사 의존도는 기업 고객 중심의 확정급여(DB)형에 치우친 사업 구조로 이어졌다. 최근 퇴직연금 시장 내 수요가 가입자가 직접 운용할 수 있는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으로 옮겨가고 있어 DB형 중심인 보험업권은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퇴직연금 적립금 1위를 지켜온 삼성생명은 올해 신한은행에 자리를 내주고 격차도 확대되는 추세다. 삼성생명과 신한은행의 격차는 1분기 1조2628억원에서 2분기 1조4925억원으로 벌어졌다.

신한은행은 2분기 말 퇴직연금 적립금이 58조8888억원으로 △DB형 17조9992억원 △DC형 17조4039억원 △IRP 23조4857억원 등 비교적 고른 상품 분포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증시 호황으로 퇴직연금을 투자자금으로 활용하려는 수요가 높아지면서 증권사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며 “DC형과 IRP 중심으로 가입자가 늘고 있어 각 업권에서도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유진 기자 / yuji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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