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석유화학 사업재편을 위한 첫 기업결합이 이뤄졌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케미칼이 공동 사업재편안을 제출한 지 약 9개월 만이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와 추진해 온 사업재편이 실제 기업통합으로 이어진 첫 사례라는 점에서, 향후 여타 석유화학 업계 통폐합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케미칼과 롯데대산석화의 합병이 완료, 1일 새 통합 법인이 공식 출범했다. 롯데케미칼의 대산공장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롯데대산석화’를 HD현대케미칼이 흡수합병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롯데케미칼은 이 과정에서 합병존속 법인인 HD현대케미칼의 지분을 추가 확보하게 됐다. 이를 통해,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의 지분율은 기존 40%, 60%에서 각각 50%로 변경됐다.
양사간 합병에 따라 사명도 기존 HD현대케미칼에서 H&L어드밴스드로 변경했다. 양사의 지분 구조가 50대 50으로 바뀌면서 새로운 공동경영 체제를 갖추게 된 점을 반영한 것이다.
H&L어드밴스드는 공동 대표 체제로 가동된다. 롯데케미칼은 천양식 롯데대산석화 전 대표를 공동대표로 추천한 상태다. HD현대오일뱅크는 이사회 결정 등의 과정을 거쳐 공동대표를 선임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재편으로, NCC 설비 가동 중단을 통한 공급과잉 완화와 더불어 고효율 잔여 NCC 설비 가동률 향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에틸렌 설비 규모를 195만톤에서 85만톤으로 110만톤 축소하고, 가동률은 80% 수준에서 100%로 끌어 올릴 전망이다.
특히 단순한 설비 감축에 그치지 않고 양사가 각각 운영하던 NCC와 석유화학 생산시설을 통합, 규모의 경제를 회복하고 유틸리티 공유와 중복 운영 조직 효율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해 나갈 방침이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다만 양사간 통합 과정에서 일부 제품의 경쟁력 약화 가능성은 큰 과제로 꼽힌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공통으로 영위하던 국내 LDPE와 EVA 시장에서 경쟁사업자가 기존 4개에서 3개로 줄어들면서 경쟁이 실질적으로 제한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향후 5년간 LDPE·EVA 국내 가격 변동률을 수출가격 변동률을 기준으로 제한했다. 또한 결합 당시 생산하던 모든 그레이드에 대한 공급 유지 의무를 부과했으며, 가격·수량·원가·재고량 등 경쟁민감정보 교환과 양사 간 임직원 겸임도 금지했다.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공정위의 시정조치가 있었지만, 기업결합 자체는 승인한 만큼, 사업재편의 실질적인 첫 성과로 보고 있다.
이번 대산 1호 사업재편에 이어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 DL케미칼, 여천NCC가 함께 추진하는 여수 1호 사업재편에도 관심이 쏠린다. LG화학과 GS칼텍스가 추진 중인 여수 2호 사업재편 역시 연내 최종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어, 대산 1호를 시작으로 국내 석유화학 사업재편이 실제 통합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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