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내년도 AI 생태계 확산 등에 29.6조 ‘역대 최대’…“AI에 9.4조 투자”

전체 예산 24.5% 증가…AI 예산은 84.3% 급증해 3분의 1 차지
‘베라 루빈’급 GPU 1만장 확보…프론티어 AI 데이터에 8000억 투입
‘모두의 AI’에 2500억 신규 편성…전 국민 AI 서비스 확산 본격화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제2차 과학기술·인공지능 미래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년 전체 예산의 약 3분의 1을 인공지능(AI)에 투입한다. AI 예산을 올해보다 84% 넘게 늘려 9조4000억원 규모로 편성하고,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장 확보와 프론티어급 AI 모델 개발, 전 국민 AI 서비스 확산에 재정을 집중한다.

AI 모델 개발에 필요한 연산자원과 데이터를 대폭 확충하는 동시에 국민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까지 연결해 국가 AI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7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과기정통부 소관 예산안은 총 29조6476억원으로 올해 추경예산 23조8204억원보다 5조8272억원(24.5%) 늘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연구개발(R&D) 예산도 14조1000억원으로 18.5% 증가해 정부 전체 R&D 예산의 약 36%를 차지한다.

증가폭이 가장 큰 분야는 AI다. 과기정통부의 ‘대한민국 AI 대전환 가속화’ 예산은 9조4211억원으로 올해보다 84.3% 증가했다. 과기정통부 전체 예산의 31.8%에 해당한다. 정부 전체 AI 예산 가운데 과기정통부가 담당하는 비중도 약 57%에 달한다.

정부는 AI 예산을 인프라와 모델, 서비스로 이어지는 전 주기에 투입한다. 우선 AI데이터센터(AIDC)와 피지컬AI, 차세대 반도체를 묶은 ‘3대 메가프로젝트’ 예산을 올해 2981억원에서 내년 7956억원으로 2.7배 확대한다.

AIDC 분야에서는 10㎿급 테스트베드를 구축해 국산 서버·냉각·전력 등 관련 솔루션의 레퍼런스를 확보한다. AIDC 클러스터 조성과 산업 육성에 878억원, 소재·부품·장비와 클라우드 기술 개발·고도화에 1155억원을 신규 투입한다. 국산 AI 반도체를 국내 기업 제품과 서비스에 직접 탑재해 사업성을 검증하는 ‘K-AI 반도체 풀스택 레퍼런스’ 사업에도 900억원을 새로 배정했다.

최상위급 AI 모델 확보에는 더 큰 재원이 투입된다. GPU 확충 예산은 올해 2조841억원에서 내년 3조8500억원으로 늘어난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통해 엔비디아의 차세대 ‘베라 루빈’급 GPU 약 1만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산자원과 함께 AI 경쟁력의 또 다른 축인 데이터 투자도 대폭 확대한다. ‘프론티어급 AI 개발을 위한 데이터 경쟁력 강화 지원’ 예산은 올해 300억원에서 내년 8000억원으로 26배 이상 늘어난다. 정부는 약 1조 토큰 규모의 고품질 데이터를 구축해 최상위 AI 모델 개발에 투입할 계획이다.

<출처=과기정통부>

프론티어급 AI 모델 개발은 현재 추진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보다 더 많은 연산자원과 데이터를 투입하는 별도 체계로 추진된다. 기존 독자 AI 모델 프로젝트에서 확보한 기술과 인력, 데이터 등 성과가 단절되지 않고 새 사업으로 이어지도록 세부 추진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AI 기술을 국민이 직접 사용하는 서비스로 전환하기 위한 예산도 처음 대규모로 편성됐다. 정부는 ‘전국민 AI 서비스 보편적 활용 지원’ 사업에 2500억원을 신규 투입한다. 국내 AI 모델을 활용한 범용 챗봇과 공공 AI 에이전트를 국민이 비용 부담 없이 이용하도록 지원하는 ‘모두의 AI’ 사업이다.

2500억원에는 서비스 운영을 위한 GPU 임차 비용도 포함된다. 엔비디아 B200 기준 약 2000장을 임차할 수 있는 규모다. 정부는 이를 통해 하루 이용자 기준 약 1000만명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수용 규모는 AI 모델 크기와 서비스 기능, 사용량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지역과 산업 현장의 AI 전환(AX)에도 투자가 확대된다. 대경·서남·전북·동남 등 4대 권역 AX 사업 예산은 올해 1770억원에서 내년 3345억원으로 늘어난다. 정부가 민간 AI 개발자를 직접 채용해 행정과 국민 서비스를 개선하는 ‘국민AI서비스혁신추진단’도 본격 운영한다.

피지컬AI는 연구개발에서 실증 단계로 무게중심을 옮긴다. 피지컬AI 트레이닝센터 구축에 400억원, 핵심기술 개발에 550억원, 우정사업본부와 연계한 물류 실증·확산에 260억원을 투입한다. 국산 피지컬AI와 휴머노이드 기술을 공공 물류현장에 우선 적용해 레퍼런스를 만든 뒤 제조·물류 등 민간 산업으로 확산하는 방식이다. 월드모델과 피지컬AI 파운데이션 모델, 데이터 라이브러리 등 기반기술도 선제적으로 확보한다.

AI 이후의 성장동력을 겨냥한 첨단기술 투자도 확대한다. 소형모듈원자로(SMR)·재생에너지·핵융합·양자·우주항공·첨단바이오·첨단공급망 등 ‘7대 SEED 프로젝트’에는 올해 8616억원보다 56% 늘어난 1조3439억원을 투입한다. AI 확산에 따른 전력수요 급증에 대응할 차세대 에너지 기술과 양자컴퓨터,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등 미래 기술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AI 분야에 재정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정부는 기초연구 투자도 확대했다고 강조했다. 개인기초연구 예산은 올해 2조2657억원에서 내년 2조4421억원으로 늘어나고 지원 과제도 1만5300개에서 1만8000개로 확대된다. 정부출연연구기관 전략연구사업 예산 역시 2962억원에서 5905억원으로 약 두 배 늘어난다.

구혁채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2027년도 과기정통부 예산안은 단순한 지출 계획이 아니라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마련하고 ‘대체불가 대한민국’으로의 대도약을 견인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 계획”이라며 “국민이 이러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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