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비맥주가 소주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2024년 신세계그룹으로부터 제주소주를 인수한 지 약 2년 만이다. ‘카스’로 국내 맥주 시장 1위를 굳힌 오비맥주가 소주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주류업계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1일 오비맥주에 따르면 회사는 이달 말 제로 슈거 소주 ‘찰랑’을 출시한다.
찰랑은 제주 동부의 화산암반수를 사용한 제품으로, 알코올 도수는 15도다. 알코올 향과 단맛을 줄이고 감칠맛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앞서 오비맥주는 2024년 9월 신세계그룹으로부터 제주소주를 인수한 바 있다. 제주소주는 제주도에 본사와 생산공장을 두고 소주 수출에 주력해 온 업체다. 당시 오비맥주는 제주소주의 생산 용지와 설비, 지하수 이용권 등을 양도받았다.
찰랑은 제주소주의 기존 생산시설인 오비맥주 제주공장에서 전량 생산된다. 기존 카스 영업망을 활용할 수 있어 후발주자로서 유통망 확보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다는 평가다.
판매 지역과 채널은 우선 제한적으로 운영한다. 오비맥주는 찰랑을 서울 등 수도권과 제주 일부 지역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초기에는 식당과 주점 등 유흥 채널을 중심으로 선보이고, 마트와 편의점 등 가정 채널로의 확대 여부는 향후 결정할 예정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찰랑 소주 출시는 혁신적이고 다양한 제품을 바라는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100년 가까이 대한민국 주류산업을 선도해 온 대표 기업으로서 한국의 소주와 K컬처를 전파하는 역할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오비맥주가 이달 출시 예정인 소주 찰랑. <사진제공=오비맥주>
오비맥주가 소주 시장에 진출한 배경에는 카스의 추가 점유율 확대가 쉽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맥주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 만큼 해외 사업 확대와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해 소주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관측된다.
1994년 출시된 카스는 2012년 이후 14년 연속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카스 프레시’와 ‘카스 라이트’ 등 ‘카스 패밀리’ 제품의 지난해 가정시장 점유율 합산치는 54.5%에 달했다.
다만 오비맥주가 찰랑을 앞세워 소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 소주 시장은 이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소주 시장 점유율은 하이트진로가 66.2%, 롯데칠성음료가 17.6%로, 두 회사의 합산 점유율만 80%를 웃돈다.
소주는 맥주보다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데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역시 저도주와 제로 슈거 제품을 선보이고 있어 오비맥주가 차별성을 앞세워 단기간에 점유율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규모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류 출고량은 298만7000kL로 집계됐다. 연간 출고량이 300만kL 아래로 떨어진 것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292만2000kL) 이후 처음이다. 이 가운데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79만3000kL로,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