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韓 정밀지도 공략 ‘채비’…네이버·카카오, 일상밀착 서비스로 ‘맞불’

구글, 1대 5000 축척 지도 조건부 반출 승인…국내 진출 초읽기
네이버지도, ‘실험실’에 세계지도 추가…해외 여행 중 위치 확인 가능
카카오맵, ‘함께 달리기’로 관계 기반 서비스 강화…카톡 이모티콘 응원도

네이버는 최근 네이버지도 앱의 ‘실험실’ 기능에 ‘세계지도 사용’을 선보였다. <출처=네이버지도 블로그 갈무리>

네이버가 ‘세계지도’ 실험을 시작하고 카카오맵이 ‘함께 달리기’ 등 관계 기반 기능을 잇달아 선보이는 등 국내 플랫폼 업체들이 지도 서비스를 일상 밀착형 버티컬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고 있다. 구글이 1대 5000 축척 고정밀지도 조건부 반출 승인을 바탕으로 국내 진출에 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토종 플랫폼들이 선제적으로 시장 수성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한국 내 지도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턴바이턴 내비게이션 구축 등 고위급 지도 담당자 채용에 나서는 등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월 정부가 구글의 1대 5000 축척 지도 반출 요구를 조건부로 승인하면서 구글이 국내 지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고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은 조건부다. 구글 맵스와 구글 어스의 글로벌 서비스에서 대한민국 영토에 대한 위성·항공사진을 서비스하는 경우 보안 처리가 완료된 영상을 사용하고, 과거 시계열 영상(구글 어스)과 스트리트뷰에 대해서도 군사·보안 시설을 가림 처리하도록 했다. 또 국내 제휴 기업이 국내에 보유한 서버에서 원본 데이터를 가공하고, 정부 검토·확인을 거친 데이터만 반출하되 내비게이션·길찾기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데이터만 반출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업계에서는 세계 시장에서 구글과 애플이 지도 시장을 장악하지 못한 거의 유일한 국가가 한국인 만큼, 글로벌 빅테크의 공략이 구체화될 경우 네이버·카카오의 지도 기반 생태계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카카오맵의 함께 달리기 기능. <출처=카카오맵 공식 블로그 갈무리>

이에 대해,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 기업들은 기존에 확보한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도를 단순한 길안내 도구를 넘어 장소 탐색·예약·결제까지 완결되는 ‘종합 생활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맞불 전략을 펼치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네이버지도 앱의 ‘실험실’ 기능에 ‘세계지도 사용’을 선보였다. 기존 네이버지도의 해외 지원 범위가 중국·일본 등 동아시아와 호주 등 일부 지역에 그쳤던 것과 달리, 이번 개편으로 유럽·미국 등 전 세계로 확장됐다. 이용자는 해외여행 중에도 현재 위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향후 현지 식당 예약 등 국내와 유사한 수준의 연계 서비스로 확장될 가능성도 열렸다.

네이버 관계자는 “실험실을 통해 사용성과 이용자 반응 등을 면밀히 살펴보며 다양한 기능을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네이버는 지난 6월 국내 휴대전화 번호가 없는 외국인 이용자가 여권만으로 본인 인증을 거쳐 네이버 지도에서 식당·체험 등을 예약하고 주문·결제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편했다. 구글 지도 반출 논의 과정에서 국내 지도 서비스가 외국인에게 불편하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가운데, 외국인 이용자의 예약·결제 장벽을 낮추며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맵 역시 카톡과의 연결성을 살린 관계 기반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8월 업데이트된 ‘함께 달리기’ 기능은 친구들과 그룹을 구성해 각자의 러닝 기록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다. 외부 플랫폼 공유는 물론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응원 메시지를 주고받는 재미를 더했다.

모임 편의를 돕는 ‘만날 장소’ 기능도 주목받고 있다. 주선자가 생성한 링크를 통해 최대 30명까지 초대할 수 있어, 별도의 단체 대화방을 만들거나 카톡 친구를 맺지 않아도 이용이 가능하다. 이는 카톡의 네트워크 효과를 지도 서비스에 접목해, 글로벌 기업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차별화된 이용자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현재 지도 서비스가 단순 길안내를 넘어 일상의 편의를 돕는 ‘맞춤형 에이전트’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지도 서비스가 사용자의 일상에 밀착된 콘텐츠와 기능을 얼마나 잘 접목하느냐에 따라 플랫폼 간 경쟁의 승패가 갈릴 것”이라며 “맞춤형 에이전트 진화 단계에서 록인 효과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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