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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보험사들의 해약환급금준비금이 크게 증가하면서 호실적에도 배당 재원은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장성 등 보험 계약이 늘수록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도 커지는 구조 탓이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교보·삼성 등 주요 생명보험사 3개사와 삼성·KB·메리츠·현대·DB 등 손해보험사 5개사의 올해 상반기 말 해약환급금준비금은 총 36조10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27조8070억원)과 비교하면 29.5%(8조2037억원) 증가한 수치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보험업감독규정상 보험 해약환급금의 일부를 이익잉여금에서 적립하는 제도다. 보장성 상품 판매가 늘수록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액도 커지고, 이익잉여금 내 배당 재원은 줄어들게 된다.
회사별로 보면 한화생명의 규모가 가장 컸다. 한화생명의 해약환급금준비금은 적립 예정액까지 더해 상반기 말 기준 7조3045억원으로 지난해 말(6조5078억원)보다 12.2%(7967억원) 늘었다.
증가율도 교보생명, 삼성생명 등 생명보험사가 손해보험사보다 높았다. 삼성생명은 3조1260억원으로 전년 말(8324억원) 대비 275.5%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교보생명도 3조1033억원으로 반년 새 147.1% 증가했다.
손보사 5곳도 모두 증가세를 기록했다. DB손해보험이 5조2752억원으로 5개사 중 규모가 가장 컸고,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16.2% 늘었다. 삼성화재도 26.3% 증가한 5조217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도 각각 4조3603억원, 4조88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각각 11.3%, 12.1%씩 증가했다. 메리츠화재는 3조5365억원으로 18.8% 늘었다.
최근 해약환급금준비금 증가는 보장성보험 신계약이 급증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신계약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법인보험대리점(GA)을 통한 매출 규모가 증가했고, 이에 따른 비용 지출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문제는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이 커지면서 보험사의 주주환원책도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다. 호실적을 기록해도 신계약 증가로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액이 커지면 이익잉여금 내 배당가능이익은 줄어든다.
한화생명의 경우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이익잉여금(7조5069억원)의 97.3%를 차지했다. 손보사도 이익잉여금의 40~50%가 해약환급금준비금인 것으로 확인됐다. △KB손해보험 54.8% △메리츠화재 52.0% △현대해상 50.6% 등 손보사 3곳도 비중이 50%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증가하면서 상장 보험사 중 배당을 하지 않는 곳도 늘었다. 현재 삼성생명,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등만 배당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생명은 2023년, 현대해상은 2024년 결산부터 배당이 끊겼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을 많이 팔수록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이 커지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며 “제도가 개선될 경우 배당 정상화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 제도 개선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 해소는 내년 이후에나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약준비금 완화에 대한 기대는 기본자본 규제가 적용되는 2027년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완화 정도에 따라 현대해상과 한화손보의 배당이 재개될 가능성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유진 기자 / yuji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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