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주의 벽에 대형증권사 6곳 남성 육휴 ‘0%’…삼성증권 8% ‘최고’

전체 육휴 사용률 평균 27%…은행 60%와 대비
삼성·KB·NH·미래에셋, 한 자릿수 기록…“영업직 특성 때문”

10대 증권사 중 절반 이상은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삼성증권이 가장 높았지만 이마저도 10%를 넘기지 못했다. 성과를 중시하는 영업직 비중이 높은 업계 특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의 올해 상반기 육아휴직 사용률은 평균 27.1%로 집계됐다.

증권사가 공시한 육아휴직 사용률은 각 사업연도 내 출생 자녀가 있는 임직원 중 해당 연도에 육아휴직을 개시한 직원의 비율을 나타낸다.

이는 은행권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올해 상반기 4대 시중은행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49.9%로, 당해 출산 자녀가 있는 직원 2명 중 1명은 해당 연도에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셈이다.

증권업계는 육아휴직 사용률에서 남직원과 여직원의 차이도 극명하게 갈렸다. 10개사의 여직원 육아휴직 사용률은 평균 59.6%인 반면, 한국투자증권·메리츠증권·키움증권·신한투자증권·대신증권·하나증권 등 6곳은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0%였다.

통상 여직원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높은 편이지만, 다른 금융업권과 비교해도 아쉬운 수치다. 4대 은행은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평균 6.5%로 0%를 기록한 곳은 없었다.

다만 사용률 기준이 당해 출산한 자녀가 있는 경우로 한정돼 있어 수치에 포함되지 않는 육아휴직 사용자가 있을 수 있다. 육아휴직 기한은 만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까지로 자녀 한 명당 부모가 각각 1년씩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대신증권을 제외한 모든 증권사에서 올해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직원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투자·키움·하나증권은 4명, 메리츠증권은 3명의 남직원이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삼성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나머지 4개 증권사는 당해 출생 자녀가 있는 남직원 중 육아휴직을 사용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10대 증권사 중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증권으로 8%를 기록했다. 이어 △KB증권 6% △NH투자증권 5.9% △미래에셋증권 4% 순이었다.

삼성증권은 여직원의 육아휴직 사용률도 상반기 기준 88.9%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체 육아휴직 사용률 역시 41.9%로 대형사 평균보다 14.8%포인트 상회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회사 내부적으로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산전후 휴가, 육아휴직뿐만 아니라 사내 어린이집 운영, 가족돌봄휴직 제공 등 가족 친화적 근무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저조한 육아휴직 사용률은 개별 회사의 문제라기보다는 업무 특성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성과주의 기조가 강한 영업직의 경우 육아휴직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기회비용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권 중에서도 증권사는 영업직 비율이 높고 실적에 따른 보상이 크다 보니, 본인의 성과와 커리어를 위해 휴직을 선택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관리직은 육아휴직 사용 비율이 비교적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유진 기자 / yuji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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