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인도 사업이 글로벌 판매의 10%를 넘어서는 단계에 들어섰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으로 쌓아온 물량에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가 더해지면서 판매 구성이 넓어지고 있다. 기아는 지난 4일 인도에서 쏘렌토를 출시하며 현지 라인업에 처음으로 하이브리드를 편입했다.
14일 기아 인도법인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8월 인도 시장에서 2만9042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8월 1만9608대보다 48.1% 늘어난 수치로, 2019년 인도 진출 이후 8월 기준 최대다. 올해 1~8월 누적 판매는 22만991대로 전년 동기 18만3882대보다 20.1%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아의 글로벌 판매는 219만6123대로, 인도 내수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를 넘어섰다. 모두 도매 판매 기준이다.
성장의 축은 소형 SUV다. 기아는 반기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인도 판매를 16만4000대로 집계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15.2% 증가한 수치다. 회사는 셀토스 신차 효과와 상품·서비스세(GST) 인하 수혜에 따른 쏘넷의 판매 호조를 배경으로 제시했다. 지난 1월 투입한 신형 셀토스는 출시 이후 월평균 1만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기아 인도법인의 설명이다. 이 모델은 5월 현지 ‘2026 타임스 드라이브 오토 서밋&어워즈’에서 ‘올해의 SUV’로 선정됐다.
기아는 중상위 트림 선택 비중이 높은 셀토스의 판매 확대가 가격 믹스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량 확대를 넘어 대당 단가를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를 조정하고 있다는 의미다.
라인업 확장은 하반기 들어 속도가 붙었다. 기아는 지난 7월 23일 소형 전기 SUV 시로스 EV를 출시하고 30일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시작 가격은 등록세와 보험료 등 부대비용을 제외한 출고가 기준으로 134만9900루피다. 배터리를 별도 구독하는 배터리 구독(BaaS) 방식을 선택하면 차량 가격은 79만9000루피부터다. 타타 넥슨 EV, 마힌드라 XUV 3XO EV 등 현지 엔트리급 전기 SUV와 경쟁한다.
이어 지난 4일에는 쏘렌토를 내놨다. 기아 아난타푸르 공장에서 생산하며, 1.6L 터보 하이브리드와 2.2L 디젤 두 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운영한다. 시작 가격은 같은 기준으로 디젤 7인승 279만9000루피다. 기아가 인도에서 판매하는 첫 하이브리드 모델로, 반기보고서에 공시했던 하반기 전동화 차량 2종 출시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됐다. 기아 관계자는 “현지 전략형 EV와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등 전동화 차량 2종을 출시해 가격 믹스 개선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 8월 인도 승용차 도매 실적은 마루티스즈키 17만6971대, 타타 6만5253대, 마힌드라 5만9257대, 현대차 5만4396대, 기아 2만9042대, 토요타 2만8410대 순으로 기아가 토요타를 632대 차이로 앞섰다. 다만 1~8월 누적 기준으로는 토요타 내수 판매가 24만4592대로 기아를 웃돈다. 차량 등록 기준인 바한 통계에서는 기아가 8월 2만3372대로 토요타(2만5012대)에 1640대 뒤졌다. 도매는 딜러 출고, 등록은 최종 판매를 각각 나타내는 만큼 도매 증가율 48.1%와 등록 증가율 17.6%의 격차는 유통 재고 증가로 이어진다.
판매 확대에도 시장 점유율은 낮아졌다. 기아의 상반기 인도 점유율은 6.2%로 전년 동기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인도 산업수요가 262만3000대로 18.9% 늘어 기아 판매 증가율을 앞지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시장 확대 흐름 속에서 물량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과제로 지목된다.
생산·판매망도 함께 확충되고 있다. 아난타푸르 공장은 상반기 생산능력 18만대에 17만116대를 생산해 가동률 94.5%를 기록했다. 기아는 올해 딜러망 50개소를 신규 확충해 총 590개소 운영을 목표로 잡았다. 도심 뉴타운과 외곽 지역 등 신규 유망 지역에 거점을 세워 판매 권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한편 인도 자동차 시장의 최대 성수기인 축제 시즌은 오는 10월 중순 이후에 몰려 있다. 힌두력 윤달의 영향으로 나브라트리가 10월 11~20일, 디왈리가 11월 8일로 지난해보다 3주가량 늦춰졌다. 쏘렌토와 시로스 EV의 초기 판매 흐름이 4분기 실적을 가늠할 지표가 될 전망이다. 기아는 2030년 인도에서 41만대를 판매해 점유율 7.6%를 확보하고, 친환경차 8종을 운영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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