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한 게임·IT업계, 이번엔 블록체인발 연봉 인상에 '고심'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 올해 15% 많은 예산 확보할 것
작년 넥슨발 연봉 인상으로 다수 게임사 영업이익 하락
블록체인 관련 인재 채용도 '난항'…연봉·복지제도 강화 수순

올해 대부분 게임업계가 인건비와 마케팅비 상승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한 가운데 다시 한 번 연봉 인상에 나설지 주목된다. 

이미 IT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연봉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IT서비스 업계에서도 연봉인상안을 발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넥슨을 시작으로 게임사는 물론 IT업계 전반의 인건비가 상승했다. 이번 카카오로 시작한 연봉인상에 따라 인력유출 막기 위해 게임사 역시 연봉 인상 카드를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게임업계는 최근 NFT(대체불가토큰) 열풍에 힘입어 블록체인 관련 경력 개발자를 영입하고 있어 올해도 인건비 상승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사진)는 지난 13일 사내 게시판에 연봉협상 재원으로 작년보다 15% 많은 예산을 확보하고, 내년에는 전년 대비 6% 많은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카카오 개별 임직원 연봉 평균 증가율이 두자릿 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관련 논의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연봉 관련된 것들은 내부 정보이고 아직 확정된 사항이 아니라 공식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남궁 대표가 직접 사내 게시판에 구체적인 재원 확보 방안까지 언급하면서 글을 올렸기 때문에 사실상 연봉 인상은 확정된 사실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또 무엇보다 경영진의 스톡옵션 논란으로 구성원 신뢰회복에도 연봉 인상은 효과적인 카드라는 의견이 나온다. 

여기에 IT서비스 업계에서는 CJ올리브네트웍스가 올해 특별연봉 인상안을 발표했다. 직급마다 연봉 인상 폭이 다르지만 최저 200만원부터 최고 700만원까지 연봉이 증가할 예정이다. 특별 인상분은 정기 인상과는 별개이며, 이달 급여부터 적용된다.

여기저기 들려오는 연봉 인상 소식에 국내 게임사 역시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마치 작년 넥슨발 연봉인상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작년 2월 넥슨은 초임을 800만원 일괄 인상, 개발자 초봉 5000만원 시대를 열었다. 이에 넷마블, 엔씨, 크래프톤, 펄어비스 등 주요 게임사들은 물론 삼성SDS, LG CNS 등 IT서비스 업계에서도 연봉 인상을 단행했다. 

문제는 연봉인상이 영업이익 악화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실제로 작년 성적표를 보면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데브시스터즈와 같이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한 회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회사들의 수익성이 악화했다.

마케팅비 증가와 함께 연봉인상도 영업비용 증가에 한 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엔씨는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55% 감소했고, 넥슨은 18%, 넷마블은 43.2%, 크래프톤 17% 줄었다. 이들의 인건비 증가율을 보면 △넷마블 20% △엔씨소프트 18% △크래프톤 7% △컴투스 38% 등 크래프톤을 제외하면 두 자릿 수 증가했다. 

이밖에 블록체인 관련 경력 개발자를 공격적으로 영입하는 분위기 역시 올해 인건비 상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컴투스그룹을 포함 크래프톤, 넷마블, 위메이드, 데브시스터즈 등은 현재 경력있는 블록체인 관련 개발자를 모집 중이다.

이 분야는 시장 자체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능력 있는 개발자를 찾기 어렵다는 게 업계 내 공통된 의견이다.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연봉을 포함한 복지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자 연봉 인상 바람은 작년에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일 뿐 앞으로도 꾸준히 오를 것으로 본다"며 "특히 블록체인 분야는 인력이 없어서 문제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조문영 기자 / mych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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