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큰 별이 지다”…김정주 이사 별세에 넥슨 향방은

국내 1세대 게임개발자…2008년 이후 국내 게임사 중 매출 1위 '견고'
배우자 유정현 감사 지분율 29.43% 상당…지배구조 변화 없을 전망
과거 김정주 창업주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 승계 않겠다" 선언…전문경영인 체제 유지 가능성↑

▲ⓒ김정주 넥슨 창업자 <사진제공=넥슨>
▲ⓒ김정주 넥슨 창업자 <사진제공=넥슨>

게임업계 큰 별 김정주 넥슨 창업자(사진)가 54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갑자기 들려온 부고 소식에 게임업계가 비통에 빠졌다. 고인의 대학 선배로 알려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를 비롯해 남궁훈 카카오 대표 등 게임IT업계 인사는 물론이고,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 역시 사내 공지로 임직원을 다독이기에 나섰다. 

2006년 넥슨을 떠났고, 지난해 지주사 NXC 대표직까지 내려놓으면서 현재 넥슨그룹은 전문경영인이 운영하고 있다. 다만 현재 김 이사 슬하에 두 딸이 아직 어린 상황이고, 배우자 유정현 감사 역시 넥슨을 함께 창업한 동지로 30%가까운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넥슨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김정주 넥슨 창업자가 지난달 말 미국에서 숨을 거뒀다. 김 창업자가 이사로 재직 중인 NXC 측은 고인이 이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으며 최근 들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유가족 모두 황망한 상황이라 자세히 설명드리지 못함을 양해 부탁한다"며 "고인은 이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으며, 최근 들어 악화된 것으로 보여 안타까울 뿐"이라고 설명했다.

◇1세대 게임개발자…2008년 기점 매출 기준 국내 1위 게임사로 성장 

김정주 창업자는 1994년 넥슨을 창업한 국내 1세대 게임 개발자 중 한 명이다. 넥슨 창업 이후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바람의나라' 등 굵직한 PC 게임을 잇따라 흥행시키며 회사를 키워왔다.  이후 2008년에는 중국에 출시된 '던전앤파이터'가 큰 인기를 끌면서 국내 매출 기준 국내 1위 게임사로 자리매김했다.

고인은 2006년부터 넥슨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후 대표직을 내려놓고 지주사 NXC의 대표이사 자리로 갔다. 사실상 경영에 직접 나서기보다는 미래 사업을 위한 투자 쪽에 집중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후 고인은 넥슨을 2011년 12월 일본에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한다. 현재 NXC→넥슨재팬→넥슨코리아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는 상장 이후 확립됐다. 당시 일본 증시 상장을 한 것은 게임사에 대한 기업가치 평가가 국내보다 후했고, 고인이 넥슨을 디즈니 같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만들고 있다는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일본 증시 상장 10주년을 맞이한 넥슨은 올해 1월 미국의 영상 콘텐츠 제작사 ‘AGBO 스튜디오’에 4억달러(약 4800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넥슨을 ‘아시아의 디즈니’로 키우고 싶어 했던 고인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전문경영인 체제 유지 가능성 높아향후 경영 향방은

현재 넥슨은 최상위 지배기업 NXC를 포함한 넥슨코리아와 넥슨 일본 법인 모두 전문경영인이 운영 중이다. 넥슨코리아는 이정헌 대표가 2018년부터 5년째, 넥슨 일본 법인 대표 오웬마호니는 2014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다.

김정주 창업자는 넥슨 대표를 1년 정도 맡다가 2006년 11월 지주회사인 넥슨홀딩스(현 NXC)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7월에는 NXC 대표직도 그만두면서 이재교 대표가 현재 회사를 이끄는 수장 자리에 앉아 있다.

고 김 이사는 지주회사 대표를 15년 간 맡으면서 게임사업 뿐만 아니라 해외, 암호화폐, 각종 인수합병(M&A) 등을 그룹을 위한 미래 투자에 꾸준히 정진해왔다. 

이 때문에 고인의 부재가 경영 일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연초 ABGO투자 뿐만이 아니라 NXC 대표에 재직 중이던 시절에도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빗, 비트스탬프를 인수했고 모빌리티 기술 기업 FGX모빌리티의 경영권을 사들이는 등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힘써왔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현재의 지배구조 하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갈 가능성을 높게 바라보고 있다. 

일단 지주사인 NXC 지분은 김정주 창업자 일가가 100%를 소유하고 있어 지배력을 위협 받지 않는 구조다. 김정주 창업자 가족이 보유한 NXC 지분율은 98.28%이며, 나머지 1.72%는 계열사인 와이즈키즈가 보유 중이다. 작년 말 기준 김정주 창업자는 지분 67.49%를,  △배우자 유정현 감사 29.43% △두 딸 김정민, 김정윤씨가 각각 0.68%를 보유하고 있다. 와이즈키즈의 지분은 두 자녀가 지분 각각 50%씩을  나눠 갖고 있다. 

무엇보다 김정주 창업자가 자녀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는 점 역시 전문경영인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김정주 넥슨 창업주는 2018년 "아이들에게 회사의 경영권을 승계시키지 않겠다"면서 "회사를 세웠을 때부터 한 번도 흔들림 없었던 생각이었다"고 경영권 승계가 없을 것임을 강조했다. 

다만 배우자 유정현 감사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유정현 감사 역시 고인과 함께 창업 초장기부터 함께 해온 동지로 지분율이 상당한 상황이다. 이미 2019년 김정주 창업주가 배우자인 유정현 NXC 이사와 함께 보유한 NXC 지분 98%의 매각을 시도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적절한 인수 대상을 찾지 못해 매각은 불발됐다. 

[CEO스코어데일리 / 조문영 기자 / mych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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