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떠난 넥슨...현 체제 유지부터 지분매각 가능성도 거론

김정주 창업주 자산 10조 추정…상속세만 6조 넘을 전망
김 이사 생전 "경영권 승계 없다" 강조…지분매각설 '솔솔'
넥슨 4대주주 사우디국부펀드 가능성도 언급…올해 두 차례 '단순투자' 목적 지분 매입

넥슨의 정신적·사업적 지주였던 창업자 김정주 이사가 세상을 떠나면서 향후 넥슨이 어떠한 방향으로 새로운 모습을 갖출지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넥슨그룹 지배구조 최상 위에 있는 지주사 NXC 지분 대부분을 김정주 이사 일가가 소유하고 있어 지배구조에 대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김정주 창업주가 2019년 지분 매각 시도를 했고, 10조원 가량 되는 자산에 대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으로 지분 매각에 대한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 전문경영인 체제 유지…배우자 유정현씨 선택 영향 클 듯 

지주사인 NXC 지분은 김정주 창업자 일가가 100%를 소유하고 있어 지배력을 위협 받지 않는 구조다. 

김정주 창업자 가족이 보유한 NXC 지분율은 98.28%이며, 나머지 1.72%는 계열사인 와이즈키즈가 보유 중이다. 작년 말 기준 김정주 창업자는 지분 67.49%를 소유하고 있으며, △배우자 유정현 감사 29.43% △두 딸 김정민, 김정윤씨가 각각 0.68%를 보유하고 있다. 와이즈키즈의 지분은 두 자녀가 지분 각각 50%씩을 나눠 갖고 있다.

일단 단기적으로는 현재의 전문경영인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2005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넥슨은 지주사 NXC를 비롯해 넥슨 재팬, 넥슨코리아 세 곳의 전문경영인 체제가 확립돼 있다. 

여기에 김정주 창업자가 자녀에게 경영권 승계가 없을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는 점 역시 전문경영인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에 무게를 실리게 한다. 

때문에 배우자 유정현 감사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유정현 감사 역시 고인과 함께 창업 초장기부터 함께 해온 동지로 지분율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지분 매각 가능성…올해 두 차례 지분 사들인 사우디국부펀드 등 거론

중장기적으로는 지분 매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현재 업계에서는 김정주 창업주의 자산을 10조원 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행법상 대주주가 30억원 이상의 지분을 상속할 경우 상속세율은 50%에 달한다. 여기에 최대주주 지분율이 50%가 넘는 경우에는 상속세율이 65%까지 올라간다. 유정현 감사와 두 자녀가 이를 상속받게 될 경우 상속세로만 약 6조원을 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블룸버그는 김 창업주의 자산 규모를 74억6000만달러(약 9조80억원)로, 포브스는 109억달러(약 13조1620억원) 규모로 추정했다. 

▲ⓒ넥슨 사옥 

때문에 일각에서는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지분을 승계하기 보단 매각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그동안 김정주 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구성원이 경영 전반에 나선 적이 없고, 김 이사가 자녀에게 경영권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어 NXC 지분 매각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이다. 

또 2019년에는 김정주 이사와 가족이 보유한 NXC 지분 98% 전부에 대한 공개 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적절한 인수 대상을 찾지 못해 매각은 불발됐다. 

넥슨이 시장에 나오게 된다면 연초 두 차례 투자를 단행한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언급된다. PIF는 넥슨 지분 5.02%를 약 1조원을 들여 매입하며 넥슨의 4대 주주에 올랐다. 최근에는 추가 매입을 통해 지분율을 6.03%까지 끌어올렸다. 

PIF가 게임산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점이 매각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넥슨뿐만아니라 국내 엔씨소프트 지분도 사들였고, 해외에서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로에 인수된 액티비전 블리자드에도 투자한 바 있기 때문이다. 또 일본 비디오 게임 개발사 캡콤 지분 5.05%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1월에는 새비게이밍그룹(Savvy Gaming Group)을 출범시키며 게임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업계에서는 PIF가 전세계 게임 산업의 중심이 되겠다는 목적에서 게임 관련 기업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조문영 기자 / mych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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