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 탈원전 백지화‧신한울 건설재개에 원전 업계 기대감 확대

원전비율 30%대 유지해 탄소중립 실현 공약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원전 수명 연장
무너진 원전산업 생태계 복원이 시급한 과제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서 공약으로 내세웠던 탈원전 백지화 정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윤 당선인은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원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원자력 발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위기에 몰렸던 원전 업계도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원전비율 30% 유지…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윤 당선인은 화석연료 발전 비중은 40%대로 낮추고 원자력 발전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정부가 내세웠던 탈원전 정책을 전면 백지화하고 현재 20%대의 원자력 발전 비중을 30%대로 유지해 탄소중립을 실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공사가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건설도 재개한다. 신한울 3·4호기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공사가 중단됐지만 윤 당선인은 지난해 12월 신한울 3·4호기 현장을 찾아 즉각적인 건설 재개를 약속했다.

운영 중인 원전의 수명도 연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에서 24기의 원전이 가동 중인데 2030년 이전에 10기의 설계 수명이 다한다. 하지만 윤 당선인은 안전성이 확인된 원전에 대해서는 계속 운전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내년에 설계 수명이 다하는 신고리 2호기의 가동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또 윤 당선인은 미국과의 원자력 동맹을 강화하고 해외 수출도 확대할 방침이다. 미국과의 원자력 관계를 현재 협력에서 동맹으로 격상시키고 원자력 수출을 위한 범정부 조직도 구성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미국과 공동으로 해외에서 신규 원전을 10기 이상 수주하고 일자리 10만개를 창출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제시했다.

차세대 원전으로 꼽히는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 당선인은 SMR 실증 및 상용화를 위해 전폭적인 제도적·재정적 지원을 약속했다. 이를 통해 한국형 SMR을 만들어내고 원자력을 통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 개발도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윤 당선인은 탄소중립에 나서겠지만 산업계의 의견수렴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봤다. 과학기술과 데이터에 기반을 둔 실현가능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및 ‘2050 탄소중립 달성방안’ 수립을 공약으로 제시한 만큼 문재인 정부가 수립한 목표에 대해서도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고사직전 원전 업계, 기대감 속 우려 상존

윤 당선인이 탈원전 백지화를 추진하고 원전 최강국 건설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만큼 그동안 고사 직전까지 갔던 원전업계도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원전업계도 탈원전 백지화에 환영의 뜻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원전 관련 중소기업들의 경우 이미 도산한 경우가 많고, 인력 이탈까지 발생해 원전 생태계를 다시 구축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또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사용후핵연료)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도 필요하다. 현재 원전 부지 내에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보관하고 있지만 10년 후면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확보해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나라가 원전에서 강점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은 중소기업들이 부품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유지보수에도 큰 어려움이 없는 등 완벽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일감이 줄어든 중소기업들은 문을 닫거나 업종을 전환한 경우도 있어 이를 다시 복원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도 필요한데 입지를 선정하는 것부터 어려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에서는 SMR을 미래 신사업으로 정하고 투자에 나선 두산중공업과 삼성물산이 탈원전 백지화 정책의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중공업은 미국 SMR 설계사인 ‘뉴스케일파워’에 2019년 4400만달러에 이어 지난해 7월 추가로 6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2000만달러를 투자하고 올해 들 추가로 3000만달러를 투입했다. 두산중공업은 SMR 엔지니어링·조립을 맡고 심성물산은 반응로 설치와 제반 시설 건설을 담당할 것으로 보여 SMR 지원책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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