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L 개선 빛 본 농협은행…다음 과제는 ‘잠재부실’ 관리

지난해 말 고정이하여신비율 0.29% 기록…연체율도 안정세
요주의여신은 되레 늘어…대손충당금 압박 커져

NH농협은행 고정이하여신비율(NPL) 추이. <자료제공=금융감독원>

NH농협은행이 1년 만에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을 절반 가까이 낮추며 체질개선을 끌어냈다. 연체율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요주의여신과 추정손실여신은 전보다 늘어 잠재부실 관리 능력이 향후 견고한 여신 건전성 유지의 관건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농협은행의 NPL은 0.29%로 전년 0.42%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가 집계된 2012년 이래 역대 최저치다.

국내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SC제일·씨티은행)의 평균 NPL 0.27%와 비교하면 높은 편이지만 격차는 좁혀졌다. 2020년 농협 NPL은 시중은행 평균(0.37%)와 비교해 0.05%포인트까지 차이가 났지만 지난해 말에는 0.02%포인트로 격차가 줄었다.

부실화 완충 능력도 제고됐다. 농협은행의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207%로 2020년 136%에서 71%포인트 상승했다. 이 비율이 200%를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이 100%를 넘는다는 건 충당금으로 쌓아놓은 금액이 고정이하여신(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보다 많다는 의미로 부실화에 대응하는 역량이 크게 강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신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리스크 관리에 집중한 결과 주요 건전성 지표인 연체율도 0.17%를 기록하며 안정세를 보였다. 2016년 STX그룹에서 촉발된 해운업 위기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이후 처음으로 0.1%대에 진입했다. 특히 2019년 말 1.17%로 높았던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2년 사이 0%로 대폭 개선됐다.

다만, 요주의여신과 추정손실여신은 늘어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농협은행의 요주의여신은 1조5306억원으로 전년에 견줘 10.6% 늘었다. 요주의여신은 연체기간이 1~3개월인 채권으로 앞으로 신용 상태가 나빠질 위험이 있는 대출금에 해당한다. 부실채권에 분류되지 않지만 통상 잠재부실 채권으로 본다.

연체기간이 1년이 넘은 최악의 부실채권으로 꼽히는 추정손실여신 역시 2020년 말 1047억원에서 2021년 말 1311억원으로 25.2% 증가했다.

은행의 경우 여신건전성 등급에 맞춰 정해진 비율로 대손충당금을 적립한다. 보통 △정상여신(0.85~1%) △요주의(12~19%) △고정(20~29%) △회수의문(90% 내외) △추정손실(100%)을 충당금으로 설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아울러 원화대출금에서 건당 규모가 큰 기업대출 증가세도 충당금 적립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작년 농협은행의 원화대출금은 255조797억원으로 전년 대비 17억4612억원 늘었다. 순증규모에서 기업대출만 8조6002억원 늘어 49.2%를 차지한다. 가계대출보다 대출 건당 규모가 커서 부실화에 대한 충당금 적립 압박은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NPL과 연체율을 낮추며 체질개선을 끌어냈지만 코로나19 취약차주 대출 만기 연장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잠재 부실 관리 능력에 따라 올해 여신건전성 향방이 갈릴 것으로 분석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요주의여신의 경우 지난해 말 소폭 증가하긴 했지만 전체적인 여신을 살펴보면 정상 여신이 크게 늘었고 고정이하여신도 많이 개선됐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크게 문제 상황으로 여기지는 않는다”며 “일반적으로 대출 연장 시 일부 상환을 한다던지 등급이 떨어지면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실사를 나가는 방법으로 잠재 부실 관리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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