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 원가 상승에 골머리…수요 둔화까지 겹쳐

원가 상승분 반영 못해 1분기 실적 부진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통해 대응

석유화학업계가 나프타 가격 급등으로 인해 원가가 상승하면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요마저 감소하면서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당분간 실적도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나프타(납사) 가격은 톤당 897.13달러를 기록했다.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 3월 1023.1달러보다는 12.3% 하락했지만 연초 743.63달러보다는 20.64% 상승해 여전히 원가 부담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톤당 563.13달러)과 비교하면 59.3%나 올랐다.

나프타 가격이 상승한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유 재고가 감소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나프타는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져 유가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

석유화학업계는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해야 하지만 제때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요 수출국인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지난달부터 봉쇄령을 내리면서 수요 감소가 나타나 가격 반영이 쉽지 않다.  

또 장기 계약을 통해 판매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고 가격 인상에도 반발하는 움직임이 있어 원가 상승분을 석유화학업계가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이미 계약을 맺은 물량에 대해서는 추가 가격 인상을 반영하기도 어렵고, 글로벌 공급까지 늘어나면서 수익 확보가 어렵다”며 “나프타의 경우 석유화학제품 원가의 70%를 차지하고 있어 원가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하면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1분기 석유화학업체들의 실적도 부진했다. LG화학은 1분기 영업이익 1조243억원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27.3% 감소했으며, 한화솔루션도 1분기 영업이익 157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8% 줄었다. 롯데케미칼과 금호석유화학 역시 1분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는 롯데케미칼의 1분기 영업이익을 9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금호석유화학은 4082억원으로 33%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적 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에서 증설로 인해 공급이 늘어났으며, 중국 봉쇄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내에서는 하반기에도 경쟁사의 공급 증가와 원가 압박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석유화학업체들은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늘려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늘려 수익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차별화를 통해 판매량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은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을 진행해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도 테라프탈산(TPA) 라인을 고부가 고순도 이소프탈산(PIA) 라인으로 전환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구축하고 있다.

또 다른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원가 상승분을 반영하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을 확보해야 한다”며 “고부가가치 제품의 경우 경쟁사가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가격 경쟁력도 확보하고 있어 석유화학업체들은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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