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성 높은 블루오션 '산업용 대마'…관심 갖는 기업들

강원도, 경상북도 등에서 헴프 산업화 국가사업 시작…총 사업비 약 518억원
화장품, 식품, 의약품에 두루 활용 가능…30개 넘는 업체 참여
전 세계 산업용 대마 시장, 2030년 약 21조원으로 성장 전망

마약으로만 취급돼 왔던 대마가 새로운 변신을 하고 있다. 대마에서 추출한 물질이 의료, 식품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최근 각 지자체들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산업용 대마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여기에는 동국제약, 유한양행, 휴온스 등 국내의 주요 제약사와 농심, 교촌에프앤비 등 식품 기업, 한국콜마 등 화장품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의 다수 제약, 바이오, 식음료 등 여러 분야 30개가 넘는 기업이 산업용 대마 시장 선점을 위한 연구개발에 뛰어들었다.

대마는 그동안 마약으로 취급돼 국가의 엄격한 관리를 받았으나, 해외에서는 대마의 일부 성분을 의료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마의 주요 성분에는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올(THC)과 환각 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칸나비디올(CBD)이 있다. 여기서 의료 목적으로 쓰이는 것은 CBD다. 환각 목적으로 쓰이지 않고 산업 목적으로 쓰이는 대마는 헴프, 쉽게 말해 ‘산업용 대마’다.

현재 국가 지원으로 강원도와 경상북도 등 크게 2곳에서 산업용 대마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일부 연구개발비는 기업이 부담해야 하고, 국내 산업용 대마 시장은 본격적으로 형성되지 않았지만 기업들은 향후 성장 가능성을 보고 산업용 대마 연구에 뛰어들고 있다. 

먼저 강원도의 ‘강원그린바이오 한국형 헴프 플랫폼 및 산업화 연구개발’이 있다. 이 연구는 지난해 6월부터 2025년12월까지 약 5년 간 진행된다. 총 사업비는 130억3600만원으로, 사업비 부담 비율은 국비 36.4%(47억5000만원), 지방비 36.4%(47억5000만원), 기업 등 자부담 27.1%(35억3600만원) 등이다.

강원도 헴프 연구에 참여하는 기관과 기업은 총 9곳으로, 이중 기업은 7곳이 참여한다. 맡은 연구와 참여 기업은 △한국형 헴프 및 재배 기술 개발(농심) △원료표준화 및 효능 연구(휴온스푸디언스) △제품 개발 및 산업화(케이메디켐, 휴온스, 메디언스, 더밸류바이오텍, 세바바이오텍) 등이다.

국내 주요 식품 기업인 농심이 헴프 재배 기술 개발에 참여한다. 헴프는 ‘헴프씨드(껍질을 깐 대마씨)’, ‘헴프 우유’, ‘헴프씨드 오일’ 등 식품 산업에서도 두루 활용이 가능하다. 국내에서도 일부 업체가 미국산 ‘헴프씨드오일’을 수입해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경우가 있는데, 간혹 이 제품에서 환각 작용을 하는 THC가 기준치를 초과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제조한 믿고 먹을 수 있는 헴프 식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약사 중에서는 휴온스와 휴온스의 계열사 휴온스내츄럴(현 휴온스푸디언스)가 연구에 참여한다. 헴프의 가능성은 제약 부문에서 특히 무궁무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뇌전증과 같은 치료가 어려운 분야에서 CBD가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에서도 해외의 의료용 대마가 일부 수입되고 있으나, 그 수가 5개 미만으로 현저히 적고 일부 약제의 건강보험 적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환자 부담이 높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다양한 헴프 활용 의약품이 국내 업체에서 출시된다면 의료진과 환자의 선택지가 넓어지고 경쟁에 따라 약가도 자연스레 인하되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경상북도에서는 ‘경북 HEMP기반 바이오산업 규제자유특구 사업’이 진행된다. 총 연구비는 약 387억8500만원이며, 연구기간은 2020년8월부터 2024년7월까지다. 기관과 기업 약 30여 곳이 참여하며 이중 기업은 29곳으로 집계되고 있다. 연구는 크게 △산업용 헴프 재배(15개 기업 참여) △원료의약품 제조·수출 특구 사업자(12개 기업) △산업용 헴프 관리 특구 사업자(2개 기업)으로 구성된다.

이중 원료의약품 제조·수출과 관련한 사업에 국내 주요 제약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 HK이노엔을 계열사로 둔 화장품 기업 한국콜마와 유한양행 계열사 유한건강생활, 동국제약 중앙연구소 등이다.

이밖에도 헴프 연구 기업으로 진코어, 파미노젠 등 2곳이 있다. 진코어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출신의 김용삼 박사가 창업한 벤처기업이다. 현재 ‘마약 성분 제거 의료 성분 고함량 대마 품종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파미노젠은 마약 성분 0.3% 미만의 저마약성 헴프 연구를 하고 있으며 자회사로 헴프 연구 전문기업인 헴프그로팜을 두고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세계의 산업용 대마 시장 규모는 2022년~2030년 간 16.8%의 연평균 복합 성장률(CAGR)을 보이며 2030년까지 그 시장 규모가 167억 5000만 달러(한화 약 21조2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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