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수건’ 짜는 증권사…하락장 속 마케팅 효과 있을까

지난달 국내증시 거래대금 18조5576억…전년 대비 34% 줄어
‘타임세일·상품권’ 이색마케팅… 수익개선 효과는 의문

국내외 주식시장의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가운데 각 증권사가 마른수건을 짜는 심정으로 투자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주식을 저렴하게 매수할 수 있는 타임세일 이벤트까지 벌이고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마케팅이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수익률에 실망해 돌아선 투자자들이 단발성 이벤트로 재유입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마케팅 비용 상승으로 인해 증권사 수익성이 떠 나빠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 일 거래규모 30% 이상 증발국내증시 울상에 고심 깊어진 증권사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 일평균 국내증시 거래대금은 18조557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28조1901억원) 대비 34.17%(9조6325억원) 줄어든 규모다. 

이처럼 거래대금이 감소한 만큼 국내 주식시장에서 활성화된 투자자 수도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 수익률에 실망해 등돌린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어 활성화된 계좌도 그만큼 줄어들었을 것”이라며 “투자자 유입과 분위기 전환을 위한 증권사들의 고심도 깊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해외주식의 경우 거래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지난달 29일까지 1938억달러(약 245조2539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기준 1703억달러(약 215조5487억원) 대비 13.82%(235억달러), 2020년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동학개미(국내증시 개인투자자)가 서학개미(해외주식 개인투자자)로 옷을 바꿔 입은 격이다.

증권사들이 고객유입을 위한 이색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각 사>

이에 각 증권사들은 기존 투자자를 묶어두거나 아직 시장에 남은 투자자 확보하고자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낮은 수익률 자체가 문제인 만큼 증시가 되살아나지 않는 한 작년과 같은 막대한 수수료 수익은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여기에 LG에너지솔류션 등 대형 IPO를 통해 신규 유입된 대규모 개미투자자의 거래 활성화를 기대했으나 글로벌 주가 하락세와 마주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각 증권사들은 마땅한 반전카드가 없는 상황인 만큼 신규고객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전략을 내놓고 있다.  

◇ 수익률 급락한 각 증권사…광고선전비용 지출 자체도 부담

KB증권과 키움증권은 상품권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KB증권은 MZ세대(1980~2000년 초반 출생자)를 대상으로 연금계좌를 개설하면 상품권을 지급한다. 연금계좌 고객층으로 MZ세대를 공략해 중장기적인 성장동력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도 소액투자에 관심이 많은 MZ세대의 투자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해 금융위원회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한 포켓 금융상품권을 출시했다. 포켓금융상품권은 국내외주식, 상장지수펀드(ETF), 채권,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거래할 때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금액대는 500~50만원대까지 폭이 넓다.

SK증권은 타임특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매일 오전 10시 SK하이닉스. LG화학, 현대모비스 등을 40~70% 할인된 가격으로 일부수량을 판매하며 구매예약고객이 100만원 이상 주식을 거래하면 구매가 완료된다.

교보증권은 리서치 리포트에 변화를 줬다. 지난해 디자이너 겸 유튜브 PD를 영입해 △카테고리 킬러로 성장한다(유통/화장품) △제약 바이오가 왜 이럴까(제약/바이오) △펴고 채우고 당기고(미용) 등 색다른 표지와 제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증권사들의 마케팅이 고객 유입효과보다는 마케팅 비용 부담만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연간 증권사 광고선전비는 총 4422억원으로 전년(2873억원)대비 1.5배 급증했다.

‘동학개미운동으로 인해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중심의 리테일 수익구조를 갖추게 되면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결과로 풀이된다. 현재는 증시 거래대금 성장세가 꺾여 브로커리지 수익도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광고선전비용 자체가 부담스러워질 가능성이 높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마케팅 비용을 지출이라기보다 투자비용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증시 성장세가 둔화되며 마케팅에 할당되던 비용도 조금씩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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