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vs 22억' 같은 아파트 전셋값 천차만별

'2+2'에 5% 인상 제한… 신규 계약은 시세 키 맞추기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5㎡ 15억원·22억원 등 계약 제각각

한 단지 내 아파트 전세 가격이 2배 가량 벌어지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트리마제'  전용 140.3㎡의 경우 불과 한 달 사이에 보증금이 32억원으로 치솟으며 격차가 15억원을 넘겼다. 임대차법 개정으로 5% 상한제로 재계약을 맺을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이 도입된 탓이다. 한 단지 한 아파트내 2중, 3중의 전세가가 나오면서 시장의 혼란이 우려되고 있다. 

11일 KB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 시계열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7570만원으로 나타났다. 새 임대차법 시행전인 2020년 6월 평균 4억9148만원보다 1억8422만원(37.5%) 올랐다. 2018년 6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4억5003만원이었다. 임대차법이 개정되면서 전세가격 상승 폭이 가팔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매물과 그렇지 않은 매물의 가격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 적용 시 5% 인상률이 제한된 상태로 '2+2' 계약이 가능했지만, 신규 계약은 시세 수준으로 키 맞추기에 들어갈 수 있어서다.

한강변 랜드마크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의 경우, 전용면적 84.95㎡ 8층의 전세매물이 지난달 15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달, 같은 층, 같은 타입의 매물은 보증금 15억원·월세 250만원에 계약됐다. 전셋값 상승분 만큼의 월세화가 이뤄진 상황이다.

작년 12월에는 동일 타입 10층이 22억원에 거래된 바 있다. 동일한 아파트의 동일한 평형에서 7억원의 가격 차이가 나는 데다, 보증금이 같아도 250만원의 월세가 추가로 발생한 것이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소에 붙어 있는 전단지들.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동부센트레빌'은 지난달 전용면적 145.83㎡ 23층의 전세매물이 34억원에 거래됐다. 지난 2월에는 같은 타입의 22층 매물이 22억575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격차가 10억원 이상이다.

강북에서도 전셋값이 높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트리마제' 전용 140.3㎡의 경우 올해 1월 32억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에는 16억8000만원에 계약을 맺어, 보증금 격차가 15억2000만원에 달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임대차법이 개정된 이후 전셋값이 급등한 데다,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2년이 되는 올해 7월 말부터 세입자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지적된 2중가격, 3중가격의 문제는 계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라며 "매물에 따라 임대가격이 시세를 반영하지 못하고 일시적으로 억눌리고 있어 8월 이후에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고 2년의 효력이 만료된 임대주택과, 신규체결되는 임대계약건이 혼재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성희헌 기자 / hhsu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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