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 XM3 하이브리드로 상승세 잇는다…올해 흑자전환 ‘관심’

700억 넘었던 순손실 1년 만에 플러스 전환
구조조정·수출 확대 힘입어 실적 개선 성공
XM3 HEV 하반기 출시…분위기 전환 노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지난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차량용 반도체 부족 여파에도 큰 폭의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800억원에 달했던 영업손실은 불과 1년 만에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700억원을 넘었던 순손실은 흑자로 전환했다. 신차 가뭄으로 내수 판매는 극심한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주력 SUV인 XM3와 QM6의 수출 확대에 힘입어 고속 질주를 이어간 결과다.

올해 들어 수장을 교체하고 사명에서 삼성을 떼어낸 르노코리아자동차는 하반기 전략 신차 XM3 하이브리드를 앞세워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현대자동차·기아는 물론 벤츠, BMW 등 수입차 브랜드의 공세 속에서 르노코리아자동차가 연내 경영 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르노코리아자동차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가 지난해 국내에서 거둔 매출은 3조8599억원으로 전년 대비 1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797억원에서 81억원으로 대폭 축소됐고 726억원에 육박했던 순손실은 1년 새 순이익 16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다.

앞서 북미 수출용 모델인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 계약이 종료된 2019년부터 수출 절벽에 직면한 르노코리아자동차는 2020년 8년 만에 적자를 냈지만, 지난해 발 빠른 체질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르노코리아자동차가 지난해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이뤄낸 건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한 영향이 컸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지난해 초 본사인 르노그룹의 새 경영 전략 '르놀루션'을 바탕으로 한 '서바이벌 플랜'을 가동했다. 전사적인 비용 절감을 위한 고통 분담 차원에서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한편 임원의 수를 40% 감축하고 남은 임원의 급여도 20% 삭감했다.

그 결과 고정비인 급여는 지난해 429억원으로 전년 대비 24.5% 감소했다. 이 기간 퇴직금 지급으로 퇴직급여가 195억원에서 979억원으로 급증했지만, 일회성 비용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 가능할 전망이다.

르노코리아자동차의 핵심 차종인 XM3가 지난해 '수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한 점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르노코리아자동차가 2020년 3월 처음 국내에 출시한 XM3는 우수한 상품성과 가성비를 무기로 코나, 셀토스, 트레일블레이저 등 경쟁 모델을 제치고 소형 SUV 시장을 주도했다. 지난해 6월 연식변경을 거친 2022년형 XM3는 연간 1만6535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QM6(3만7747대)와 함께 주력 모델에 등극했다.

특히 XM3는 지난해에만 5만6719대가 수출되며 르노코리아자동차 전체 수출의 79.1%를 차지했다. XM3의 선전에 힘입어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지난해 수출은 7만1673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54.3% 급증했다.

르노코리아자동차 관계자는 "2020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내수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XM3의 유럽 판매 개시 등으로 인해 수출이 많이 증가하면서 적자폭이 대폭 개선됐다"며 "XM3 하이브리드 모델이 유럽에서 인기를 끌면서 수출이 계속 늘었던 점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2023년형 XM3.<사진제공=르노코리아자동차>

올해 들어 수장을 교체하고 사명을 바꾼 르노코리아자동차는 하반기 XM3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국내에 출시해 내수 판매와 수출을 끌어올리고 실적 개선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지난 3월 도미닉 시뇨라 대표에서 스테판 드블레즈 대표 체제로 전환한 데 이어 삼성그룹과의 상표 사용 계약 종료를 계기로 사명을 르노삼성자동차에서 르노코리아자동차로 변경하며 새롭게 출발했다.

르노그룹의 굵직한 신차 개발을 주도한 엔지니어 출신인 스테판 드블레즈 대표는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르노코리아자동차는 길리홀딩그룹과의 협력을 통한 내수·수출용 친환경 신차 개발에 착수했다.

올해 하반기 XM3 하이브리드가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주력 라인업에 합류하면 내수 판매와 수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올해 1~4월 내수 판매는 1만4987대로 XM3와 QM6의 선방에도 전년 동기 대비 19.4%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출은 4만567대를 기록하며 216.5% 급증했다. XM3 하이브리드가 유럽을 비롯해 남미·아시아 등 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며 높은 수요를 보인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고유가 흐름으로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XM3 하이브리드는 최근 연식변경을 거친 신형 XM3와 함께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라며 "반도체 수급난과 원자재 가격 인상 등 변수가 여전하지만, 부품 재고 확보를 통해 부산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린다면 판매 확대를 통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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