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와 ‘500억 격차’ 메울 퍼즐 찾은 신한금융…디지털손보로 결전

신한금융, 카디프손보 대표에 강병관 전 삼성화재 부장 내정
적극적인 지원으로 디지털 손해보험사 전환 추진
비은행 포트폴리오 완성…리딩금융 경쟁 우위 장기적 토대 마련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의 리딩금융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한금융이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의 편입 작업을 구체화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최근 몇 년간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여러 인수합병을 단행했지만, 손해보험 포트폴리오의 부재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럼에도 카디프손보 편입 이후 신한금융의 극적인 성장은 기대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이미 자동차보험과 생활보험 등 디지털 보험시장 경쟁이 심화한 데다, 하반기 카카오페이손보의 출범도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어려운 시장 환경을 극복할 묘수로 40대 나이의 젊은 CEO를 발탁했다. 디지털 플랫폼에 최적화한 인재등용을 통해 후발주자가 지니는 한계를 극복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전날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강병관 전 삼성화재 투자관리파트 부장을 카디프손보 인수추진단장 겸 사장 후보로 내정했다.

◇40대 젊은 CEO 파격 인사…디지털 손보사 전환 밑바탕

1977년생인 강 내정자는 포항공대에서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뉴욕대에서 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2006년 삼성화재 입사 후 경영 및 리스크 관리 업무와 삼성금융네트워크 디지털 통합플랫폼 구축 등 여러 영역을 두루 섭렵했다는 평이다.

40대 인사를 CEO로 내정한 ‘파격 인사’의 배경에는 카디프손보를 디지털 손보사로 전환하겠다는 신한금융의 의지가 깔렸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해 10월 프랑스 BNP파리바그룹과의 카디프손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을 당시에도 디지털 손보사를 추진하겠다는 전략을 밝힌 바 있다.

자경위는 “나이나 경력에 비해 풍부한 보험시장 경험과 넓은 시야, 새로운 영역을 넘나드는 도전적인 이력을 높이 평가했다”며 “관행에 구애받지 않고, 디지털 손해보험업에 대한 다양한 비전과 아이디어를 제시해 금융업계 전반에 신선한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카디프손보는 지난해 말 기준 임직원 수 77명의 소형 손보사다. 기업간 거래와 기업 대 소비자 거래를 결합한 B2B2C 중심의 사업 모델과 상품전략, 언더라이팅(인수 심사), 리스크 관리 등에 강점이 있는 회사로 꼽힌다. 현재 규모나 사업영역을 놓고 보면 디지털 전문 손보사 전환에 최적이라는 평가다.

신한금융은 카디프손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기존 사업영역을 더욱 공고히 하고, 디지털 스타트업 등 외부와의 협업으로 기존에 없는 새로운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마지막 퍼즐 맞춘 신한금융, 실적 기여 효과는?

카디프손보 편입 작업이 완료되면 신한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는 온전히 완성되게 된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5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합병해 보험업 경쟁력을 강화했지만, 손보사의 부재는 약점으로 꼽혀왔다.

신한금융은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17.5% 증가한 1조4004억원의 순익을 올렸지만, KB금융(1조4531억원)으로부터 리딩금융 타이틀을 탈환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양사의 순익 차는 527억원에 불과하다.

손보사의 부재가 실적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KB금융의 보험계열 3사(KB손해보험·푸르덴셜생명·KB생명)는 총 1990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의 보험계열사 신한라이프는 1524억원을 기록해 양 금융그룹 간 보험계열사 순익 차이는 466억원이다. 카디프손보 편입으로 신한금융이 리딩금융 탈환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카디프손보 편입이 올해 하반기 극적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전망이다. 카디프손보는 지난 2011년 16억원 순익을 낸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2019년 -145억원, 2020년 -117억원, 2021년 -77억원으로 최근 3년간 적자 폭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그룹 순익에 기여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디지털 손보사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카디프손보가 어떤 차별점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캐롯손보는 ‘퍼마일 자동차보험’을 바탕으로 시장에 자리매김했고, 하나손보는 다양한 생활보험 상품을 내세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카카오페이 역시 최근 디지털 손보사 설립 본인가를 획득하며 올해 하반기 법인 출범을 앞두고 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플랫폼 경쟁력에 미니보험 위주의 상품 라인업을 더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디지털 보험상품 시장 경쟁이 치열해졌고, 디지털 손보사가 대형 손보사와 비슷한 퍼포먼스를 내기도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카디프손보가 금융지주 편입 효과를 얼마만큼 누릴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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