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숙원 푼 애경산업, 화장품 살린다

코로나19로 2020년까지 M&A 약속 못 지켜
공모 자금 활용해 원씽 인수
약점으로 꼽혔던 스킨케어 특화 기업

애경산업이 묶어뒀던 IPO 조달 자금을 M&A에 썼다. 상장할 때부터 유망 기업에 대한 인수 의지는 있었지만, 저울질만 하다 골든타임을 놓쳤다. 코로나19로 업황이 어두워진 것도 M&A에 선뜻 나서지 못했던 이유다.

M&A에 신중론을 펼치는 동안 화장품 사업 수익성이 꺾이면서 더 이상 미루기 힘들다 판단한 애경산업은 약점으로 꼽혔던 스킨케어 화장품에 특화된 기업을 낙점했다.

17일 애경산업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018년 기업공개(IPO)를 통해 약 2000억원을 조달했다. 이 가운데 280억원만 남겨두고 모두 썼다.

남은 280억원은 M&A를 위한 것으로, 당초 2020년까지 유망 기업을 물색해 투자할 계획이었다.

연구개발(R&D)과 중국 등 해외 유통망 확대에 과감하게 투자한 반면, M&A에는 신중론을 펼쳤다. 코로나19로 업황 전망이 어두워진 탓이다. 가능성만 열어두고 시장 상황만 살피다 골든타임을 놓쳤다.

애경산업은 이달 화장품 기업 원씽을 140억원에 인수했다. 더 이상 자금을 묶어두기 어렵다 판단한 것이다. M&A를 저울질 하는 동안 화장품 사업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애경산업 전체 매출 가운데 화장품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4%다. 지난 2019년까지 매출의 과반수는 화장품 사업에서 발생했다.

에이지투웨니스, 루나 등 히트 브랜드 배출로 오프라인 매장 없이도 견조한 실적을 냈다. 특히 에이지투웨니스는 홈쇼핑으로 시작해 온라인과 올리브영과 같은 H&B숍으로 판로를 확대했으며, 해외 진출도 했다. 해외에서도 온라인 채널 중심으로 저변을 확대했다. 중국에서는 광군제 등 행사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에이지투웨니스나 루나는 색조 화장품 브랜드인데, 마스크를 쓰는 탓에 소비자들이 색조 화장품을 덜 찾게 되면서 충격은 더 컸다.

화장품 사업 영업이익은 △2018년 703억원 △2019년 487억원 △2020년 127억원 △2021년 296억원으로 매년 줄고 있다. 올해 1분기 이익도 69억원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원씽은 빈약했던 스킨케어 부문을 보강해줄 수 있는 기업이다. 원씽의 주력 제품은 병풀, 어성초, 인진쑥 추출물 등을 성분으로 한 스킨 토너다. 온라인 채널에서 화장품을 판매해왔던 점도 시너지가 예상된다. 특히 일본, 동남아 등 해외 온라인몰에 입점해 인지도를 쌓아온 브랜드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경산업은 최근 일본 등 넥스트차이나 발굴을 위해 뛰고 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원씽 인수 대금은 공모자금으로 해결했다"라며 "추가적인 M&A는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수정 기자 / ksj0215@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