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본 합류로 IPO 부담 던 현대카드, 사업 확장에 탄력 붙나

주요 주주로 푸본그룹 참여…우호적 환경 조성 기대
현대카드 “당분간 IPO 검토 안 해”

<사진 제공=현대카드>

현대카드가 기업공개(IPO) 부담을 덜었다. 재무적 투자자(FI)였던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PE) 대신 푸본금융그룹이 주요 주주로 등극했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협력 관계를 이어온 푸본그룹이 경영 일선에 나서게 되면서 현대카드의 신사업 추진이 탄력을 받을 지 주목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현대카드의 주요 주주를 기존 어피너티PE에서 푸본그룹으로 변경하는 주주 변경 절차가 최종 완료됐다.

앞서 어피너티PE는 지난 2017년 컨소시엄을 결성하고 현대카드 지분 24%를 인수했다. 당시 현대카드는 어피너티PE에 2021년까지 회사를 상장키로 약속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업황 부진 등으로 IPO를 추진하지 못했다.

이후 어피너티PE는 투자금 회수를 위해 현대카드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푸본그룹의 자회사인 푸본은행이 9.99%를 매입해 올해 2월 주주로 이름을 올렸고, 푸본생명이 9.99%를 추가 매입했다. 나머지 어피너티PE 보유 지분은 현대커머셜이 지난 2월 매입했다.

이로써 현대카드의 지분은 현대자동차 36.96%, 현대커머셜 28.56%, 기아 11.48% 등 현대차그룹이 77%를, 푸본은행, 푸본생명이 각각 9.99%를 보유하게 됐다.

주주 변경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현대카드 이사회에도 변화가 일었다. 지난 2월 어피너티PE 한국 부대표 출신 정익수 사외이사가 사임한 데 이어, 최근 김의철 어피너티PE 한국 전무도 10개월의 임기를 남겨 놓고 사외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사외이사 공석은 푸본그룹 측 인사로 채워질 전망이다. 푸본그룹은 현대카드의 전략적 투자자(SI)로서 현대차그룹과 함께 현대카드 경영에 참여한다.

현대카드 측은 FI였던 어피너티PE가 완전히 엑시트하면서 기존에 추진 중이던 IPO 프로세스는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푸본그룹이 SI로 합류한 만큼, IPO는 당분간 검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주주 변경으로 IPO 부담이 줄어든 만큼, 현대카드의 사업 확장은 한층 가속화할 전망이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를 중심으로 회원 수를 1014만명까지 끌어올렸다. 올해 역시 ‘양적 성장과 질적 이동’을 키워드로 공격적인 영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주 수익원인 신용판매 부문을 넘어 자동차금융 시장에도 발을 들였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1일부터 현대·기아차 구매 시 할부 결제를 지원하고 있다.

디지털 사업에도 집중해 미래 먹거리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금융감독원에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판매 관련 부수 업무’를 신고한 데 이어, 최근에는 유연한 디지털 근무환경 조성을 위에 전 직원에 ‘디지털 코인’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우군’으로 분류되는 푸본그룹이 주요 주주로 참여한 만큼 현대카드에 우호적인 경영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푸본그룹은 2018년 현대차그룹의 현대라이프(현 푸본현대생명) 지분을 인수하며 국내에 진출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푸본그룹은 현대카드의 SI로서 PLCC·데이터사이언스·브랜딩 등 다양한 차원에서 현대카드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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