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재무건전성 청신호... 성장동력 투자 본격 '시동'

2년여 만에 차입금 의존도 12,7%로 낮춰, 부채비율도 59%→41%
총 1조9000억 규모 투자 계획 발표…부산·세종·베트남 공장 증설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전경.<사진=삼성전기>

오랜 기간 빚 상환에 공들였던 삼성전기가 설비 투자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건다. 삼성전기는 올 1분기 차입금 의존도를 10%대까지 낮추면서 재무건전성에 청신호가 켜진 만큼 올해부터는 공격적인 투자로 첨단기술 분야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24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제조업 420개 중 조사가 가능한 273개 기업을 대상으로 올 1분기 기준 차입금 의존도를 조사한 결과, 삼성전기의 차입금 의존도는 지난 2019년 말 23.2%에서 올 1분기 12.7%로 10.5%p 줄었다.

차입금 의존도는 총 자산 중 외부에서 조달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이 비율이 높을 수록 금융 비용 부담이 증가해 수익금이 낮아진다.

삼성전기의 차입금 의존도는 2017년 33.7%에 달했으나 2018년 28.3%, 209년 23.2%, 올해 1분기 12.7% 등으로 줄었다. 이는 시설 설비에 대한 투자를 줄여 빚 갚기에 몰두한 결과다. 실제 삼성전기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1조원 가량의 설비투자를 진행해왔지만 지난 2020년~2021년엔 8000억원 안팎으로 줄였다.

사채와 장·단기 차입금 외에 리스부채를 포함한 삼성전기의 차입금 규모도 2019년 2조114억원에서 올해 1분기 1조2760억원으로 2년여만에 36.6%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59%에서 41%로 줄었다.

재무건전성에 청신호가 켜짐에 따라 삼성전기는 지난해 말부터 설비투자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12월 베트남 생산법인에 1조3000억원, 올해 3월 부산사업장에 3000억원, 지난 22일 반도체 패키지기판(FCBGA) 시설 구축에 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말부터 공개한 투자 규모만 총 1조9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반도체패키지기판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반도체 기판 시장 지배력 확대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패키지기판은 고집적 반도체 칩과 메인 기판을 연결해 전기적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기판으로, 고성능 및 고밀도 회로 연결을 요구하는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 처리장치)에 주로 사용된다.

삼성전기는 패키지기판 시장이 서버, PC 성능 등의 발전으로 CPU·GPU용 반도체의 고성능화 및 멀티칩 패키지화에 따라 하이엔드급 제품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삼성전기는 애플, 퀄컴, 인텔 등 기업들에 반도체 패키지기판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격적인 설비투자와 기술 개발 등을 통해 삼성전기는 반도체기판 시장에서 글로벌 3위에 진입하겠단 목표다. 반도체 기판 시장 점유율은 2020년 기준 대만의 유니마이크론이 17.5%로 1위, 이어 일본의 이비덴 14.3%, 대만 난야PCB 11.4%순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국내 최초로 서버용 반도체 패키지기판도 양산할 계획이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로봇, 클라우드, 메타버스, 자율주행 등 미래 IT 환경에서는 AI가 핵심 기술이 되면서 AI반도체 등 고성능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기술력 있는 패키지 기판 파트너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며 "삼성전기는 SoS(System on Substrate)와 같은 새로운 개념의 패키지기판 기술을 통해 첨단 기술분야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편은지 기자 / silve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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