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원가 부담 커진 철강·화학업계…“장기화땐 수익성도 악화”

수출로 얻은 달러로 원자재 구매해 대응
고환율 이어질 경우 수요 위축 가능성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철강과 석유화학업계의 원가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업계는 수출을 통해 얻은 달러로 원료를 구매하면서 대응하고 있지만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년 만에 장중 1300원을 넘어선 후 1298원에 마감했다. 연초 1185원 대비 113원이나 상승했다. 

철강과 석유화학업계는 원료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철강업계는 쇳물을 생산하기 위한 원료인 철광석과 제철용 연료탄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고환율이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수익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철강업계는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달러를 통해 원료를 구매하면서 환율 변동에 대응하고 있다. 이로 인해 원가 상승에 대한 압박은 있지만 아직까지는 실적에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같이 대형 업체들은 수출을 통해 달러를 확보하는 만큼 환율 상승이 길지 않으면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다”면서도 “중소형 업체들은 철광석 등을 수입하지는 않지만 소재를 해외에서 확보하는 경우도 있어 환율 상승에 민감하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 역시 원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가 상승이 예상된다. 특히 화학업계의 주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17일 기준 톤당 840달러로 높은 상황에서 고환율까지 겹쳐 원가 상승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다만 석유화학업체들도 수출 비중이 높아 여기서 벌어들인 달러로 원료를 구매하고 있어 아직까지 대응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환율과 원료 가격 상승으로 인한 부담은 있지만 수출 비중이 높아 이를 상쇄하고 있다”며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환율 변동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고환율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등이 겹칠 경우 수요 위축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수요 감소까지 나타난다면 수출 역시 감소하게 돼 환율 상승으로 얻을 수 있는 수출 효과는 떨어지게 된다. 결국 고환율 상황에서 수출을 통해 얻은 이익보다 원자재 수입에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게 되면서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수요가 위축될 경우 원가 상승분을 제때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증권가에서는 환율이 1350원까지 상승할 수 있고, 9월까지 고환율이 지속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문제가 없더라도 높은 환율이 장기화된다면 수출이 많은 기업들에게도 악재가 될 수 있다”며 “대응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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