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외친 김범석…쿠팡, 채용 속도 조절

5월 국민연금 신규 취득자 222명…작년 1천명 채용
엔데믹으로 '의도된 적자' 전략 브레이크
선두 쿠팡의 변화로 시장 위기감 고조

지난달 쿠팡의 신규 채용 규모가 200여명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채용 시장에서 쿠팡의 입지는 삼성전자 못지 않았다. 매달 1000명씩 인재를 빨아들이던 쿠팡이 2분기들어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김범석 의장이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대대적으로 '흑자'를 외친터라 채용 규모도 줄인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닥공'으로 시장 선두를 지켜온 쿠팡의 변화로 투자를 계획했던 경쟁 업체들 역시 전략 수정이 예상된다.

28일 국민연금 가입자 추이를 조사한 결과, 올해 5월 새로 국민연금에 가입한 쿠팡 직원은 222명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달에는 1007명이 신규 취득했다.

일시적인 감소로 보기도 어려운 게 지난 4월에도 쿠팡의 국민연금 신규 취득자는 345명에 그쳤다.

쿠팡 내 스태프 조직과 이츠 소속 직원들이 쿠팡 주식회사의 인력으로 잡힌다. 5월까지 국민연금 가입자수로 본 쿠팡의 직원은 총 2만2587명이다. 매달 순증하던 직원수는 지난 3월부터 한풀 꺾였다.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도 새로 국민연금 취득한 직원이 약 3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 채용 규모의 3분의 2 수준에 머물렀다.

◇채용 시장서 삼성과 어깨 나란히…효율화로 '브레이크' 

쿠팡은 삼성전자 등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고용 시장에서 존재감이 상당했다. 실제, 뉴욕증시에 상장하면서 김범석 의장은 물류 인프라와 인적 투자를 약속한 바있다. 작년만 해도 쿠팡 주식회사만 따져 매달 1000명씩 채용 했다. 

최근의 채용 변화는 '의도된 적자' 전략이 공감을 못 얻고 있다는 방증이다. 김범석 의장은 쿠팡 Inc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장기적으로 조정 EBITDA 마진을 7~10% 달성하겠다"라며 흑자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EBITDA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1분기 쿠팡은 상거래 부문에서 조정 EBITDA가 적지만 흑자를 기록했다. 그간 폭발적인 성장에도 흑자는 먼 미래 일이었다. 매년 수조원대 적자를 감수한 대규모 설비 투자와 인적 투자를 감행한 탓이다. 1분기 조정 EBITDA 흑자를 두고 새 이정표를 제시했다며 내부에선 큰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상장하고 개장을 알리는 오프닝 벨(Opening Bell)을 울렸다. 사진=쿠팡

◇"엔데믹으로 분위기 급변"…'옥석 가리기' 본격화

시장에선 쿠팡이 올해 네이버의 거래액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선두인 쿠팡이 '닥공'에서 '효율화'로 전략을 수정하면서 업계의 위기감은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사실상 시장이 급격하게 커진 것에는 코로나19가 큰 역할을 했다. 출혈을 감수하고 투자를 감행했던 업체들은 엔데믹으로 이전과 대조적인 분위기에 혹한기를 대비해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모든 이커머스 업체들이 엔데믹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완전히 분위기가 바뀌면서 옥석 가리가 본격화될 것이고 지속 가능 경영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수정 기자 / ksj021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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