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착수’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에 맡겨진 ‘차별화’ 과제

증권‧카드‧보험사 등에서 전략‧마케팅 부문 폭넓은 경험
행장 취임 후 조직 내 분위기 쇄신…소통 강화 나서
지난해 첫 흑자전환 이후 차별화 위한 서비스‧상품 출시 주력

케이뱅크(은행장 서호성)가 오랜 준비작업 끝에 드디어 IPO를 향한 첫 발을 내딛는다. 이에 지난해부터 케이뱅크의 수익성 제고와 상장 준비를 맡아 온 서호성 행장의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신청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현재 IPO와 관련해서는 진행 상황을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다만 앞서 케이뱅크는 올 초 NH투자증권‧JP모건‧씨티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공동 주관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하고 IPO 준비작업에 착수한 바 있다.

앞서 서 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플랫폼 기업으로서 일하는 방식을 확대 개선하고 대내외 금융환경을 고려해 탄력적 IPO 추진이 가능하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며 “올해는 케이뱅크만의 차별화된 노력을 통해 ‘디지털금융플랫폼’으로 확실히 자리잡아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증권‧보험 거쳐 은행장까지…다양한 실무경험 속에서 쌓은 리더십 발휘

1966년생인 서 행장은 1992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후 1998년 카네기멜론대학교에서 MBA를 취득했다.

이후 현대카드에 입사, 금융계에 입문한 뒤 현대차IB증권(현 현대차증권), 현대라이프 등을 거쳐 2015년 한국타이어에서 글로벌마케팅부문 임원 등을 역임하는 등 산업계에서도 활약했다. 특히 주로 전략‧마케팅 부문에서 쌓은 경력이 행장 취임 이후에도 조직 내 체질개선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이후 2021년 제3대 케이뱅크 은행장으로 취임, 인터넷전문은행을 이끄는 수장에 올랐다.

서 행장 이전 케이뱅크의 수장들은 모두 대주주인 KT 출신으로, ‘비(非) KT 출신’인 그의 취임은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취임 후 서 행장이 가장 먼저 단행한 것은 케이뱅크 조직 분위기 쇄신이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 중 비교적 가장 ‘보수적’이라는 인식을 깨기 위한 작업이었다.

그는 케이뱅크 내 임직원 간 상호 직책과 직급을 폐지하고 ‘님’으로 호칭하는 문화를 도입했으며 문서 보고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취임과 함께 이전한 을지로 사옥에는 ‘스탠딩 회의’를 할 수 있는 ‘아이디어 월(Idea Wall)’을 설치해 구성원 간 소통을 강화했다. 비대면으로 회의할 수 있는 1인용 화상회의실을 비롯한 회의 공간을 늘리고, 사내 복지도 늘렸다.

◆취임 첫 해 ‘흑자전환’성공…인뱅 경쟁 격화 속 ‘차별화’ 과제로

케이뱅크가 IPO 도전 의사를 밝힌 후 ‘흑자전환도 하지 못했는데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실제로 케이뱅크는 지난 2017년 출범 후 줄곧 순손실을 내 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찌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경쟁사 카카오뱅크 역시 상장 이후 기대만큼 주가가 선전하지 못하는 만큼 케이뱅크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컸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듯 케이뱅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225억원을 기록, 출범 이후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케이뱅크의 흑자전환에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와의 제휴로 수신고 증가 △전세자금대출‧아파트담보대출 등 다양한 여신상품으로 수익성 증대 등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때문에 흑자전환 이후에도 ‘업비트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시장의 우려는 여전했다. IPO를 앞두고 다양한 여‧수신 상품을 내며 올 1분기 245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지난 한 해의 수익을 넘어서는 호실적을 거뒀지만, 타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무서운 속도로 혁신을 거듭하며 시장에 이슈몰이를 하고 있는 만큼 ‘차별화된 킬러 콘텐츠’를 확보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여전하다.

이에 케이뱅크는 확보된 수신고를 바탕으로 다양한 상품을 내며 차별화와 수익원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최근 재테크에도 ‘재미’를 추구하는 ‘MZ세대’ 금융소비자의 취향을 겨냥한 파킹통장 상품 ‘기분통장’을 출시, 매일 고객의 기분에 따라 감정 ‘이모지’와 메시지를 남겨 저금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고객이 케이뱅크애서 받을 수 있는 신용대출 상품의 금리와 한도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맞춤 신용대출’ 서비스를 내놓고, 연 최대 5%의 금리를 제공하는 한정판 적금 등을 성황리에 판매한 바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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