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력금융업 부진이 부른 호재…카카오 내년도 당국규제 피해갈 듯

카카오증권 등 자산총액 0.4조…비주력업종 5조 미충족
증권, 보험 계열사 내년에도 기준치 달성 어려울 전망

국내 빅테크를 대표하는 카카오가 정부 규제를 또다시 피해가게 됐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를 필두로 증권, 보험 등의 금융업을 영위하며 국내 금융시장 판도를 뒤흔들고 있지만 올해 역시 리스크 관리나 공시 의무 등 소비자보호 책무라는 부담스러운 짐을 덜게 됐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금융위원회 제13차 정례회의에서 결정된 2022년도 금융복합기업집단에 지정되지 않았다.

주력업종인 카카오뱅크의 자산총액이 36조원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비주력 금융업종의 자산총액 합계가 5조원 미만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기준 카카오페이증권을 포함한 비주력 금융업종의 자산총액은 40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6월 금융복합기업집단법이 처음으로 시행된 이후 올해로 2회차 지정이 진행된 금융복합기업집단은 금융 계열사간의 순환출자 등으로 발생 가능한 부실 위험이 그룹 전체로 전이되는 것을 막고자 마련된 제도다.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지정될 경우 대표금융회사를 선정하고 집단 차원의 위험성(자본적정성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평가해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 내부거래 관리 등을 스스로 이행해야 한다.

아울러 이와 관련해 투자자 및 금융소비자가 알아야 할 중요사항을 투명하게 공시하고 감독당국에도 보고해야 하는 의무를 갖는다.

금융복합기업집단에 해당하는 기업의 경우 당국의 규제 하에 동반부실 최소화를 위한 그룹 차원의 리스크 관리 강화와 재무건전성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사업 확장에 있어 제약이 따른다. 당국의 정기적인 위험관리실태평가를 받아야 하고, 집단 차원의 위험도를 매년 평가해 자본을 늘려야 하는 만큼 활용 가능한 재원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한 50억원 이상의 내부 거래를 진행할 경우 이사회 승인을 필히 받아야 하며 집단 내 내부거래를 포함한 주요 내용을 주기적으로 보고하고 공시해야 하는 의무가 생긴다.

금융지주사를 포함해 금융복합기업집단에 소속된 대형 금융그룹들은 모두 이 같은 정부의 규제 하에 여‧수신, 증권, 보험 등의 금융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카카오의 경우 금융업에서 덩치를 키워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규제를 지킬 의무에서 자유롭다.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카카오가 내년에도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지정되는 것을 피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여수신업‧금융투자업‧보험업 중 2개 이상의 금융업을 영위하고 국내 금융회사 자산합계가 5조원 이상의 조건을 모두 충족했지만 비주력 금융업종의 자산합계가 기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출범을 앞두고 있지만 보험 계열사의 자산이 추가되더라도 자산총액이 5조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지정 기준일이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페이증권의 자산은 3701억100만원에 불과하다. 전체 비주력업종의 총자산 역시 지난 2020년 5000억원 수준보다 오히려 20%가량 감소한 4000억원 수준으로 내려갔다. 반면 같은 기간 26조7000억원 수준이었던 카카오뱅크의 자산은 36조원으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손해보험사의 경우 일정 수준의 자산 규모를 확보했을 때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하지만 연 내 4조원 이상의 자산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페이 등의 전자금융업도 금융복합기업집단 지정 요건에 포함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지난해 수립된 법안인 만큼 단기간 내 법안이 개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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