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잇따른 자사주 매입…‘책임경영’ 행보

올해 세 번째 자사주 매수, 주가 부양 의지…해외 투자 유치도 적극적
자회사 비이자이익 확대로 그룹 순익 꾸준한 증가세

<사진=우리금융그룹>
<사진=우리금융그룹>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자사주를 매입하며 책임경영 실천에 앞장섰다. 코로나19 엔데믹(지역풍토병) 전환 이후 외국 투자자 유치를 위한 기업설명회도 개최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는 모양새다. 손 회장의 행보는 우리금융지주의 미래 성장세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손 회장은 최근 장내 주식 매입을 통해 회사 주식 5000주를 취득했다. 올해에만 세 번째 장내 매수로 이로써 손 회장은 총 11만8127주를 보유하게 됐다. 주식 당 취득단가는 1만2100원으로 총 6050만원 규모이며 손 회장의 지분율은 이전과 변동 없이 0.02%를 유지했다.

손 회장은 2019년 우리금융지주가 유가증권 시장에 재상장 한 뒤 이번까지 총 열 다섯 번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했다. 통상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기업의 미래가치 대비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판단과 함께 회사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는 수단으로 꼽힌다.

실제 완전민영화 원년을 맞은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호실적을 이어가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말 사상 최대 순이익을 올리며 2조 클럽에 입성했고 올 1분기에는 884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해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그룹 전 자회사의 영업력 강화에 따른 수수료 이익 증가와 우리은행의 외환·파생분야 이익 호조가 그룹 성장세를 견인했다.

올 2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전망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우리금융지주의 1분기 순이자마진(NIM)이 전분기에 견줘 0.07%p 상승한 데 이어 2분기에도 0.07%p 추가 상승이 예상돼 이자이익 증가로 2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우리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2분기보다 23% 증가한 8182억원을 실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같은 성장세에도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다른 주가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이 만들어내는 이익 대비 기업의 가격이 얼마인지를 나타내는 주가수익비율(PER)를 보면 우리금융지주는 1분기 3.01배를 기록했다. 이는 KB금융·신한·하나금융지주 평균인 3.89배에 비해 낮은 편이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은행주 중 우리금융이 특히 수익성 개선이 반영되지 못한 주가를 보이고 있다”며 “우리금융은 증권 자회사 등 비은행이 실적개선에 기여할 때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못했고, 중간배당 및 자사주 등 주주친화정책이 강화될 시기에도 부각되는 정도가 약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저평가된 주가 부양을 위해 해외 IR(기업설명회)에도 상당히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지난 5월을 기점으로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싱가포르를 비롯해 뉴욕과 보스턴을 방문했다. 금융지주 회장이 해외 투자자들을 직접 만나는 것만으로도 투자 유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손 회장이 최근 해외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손 회장의 행보에 따라 우리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이 늘어날지 관심이 쏠린다. 우리금융지주의 외국인취득률을 살펴보면 8일 기준 39.96%로 KB금융지주(72.76%), 신한지주(62.06%), 하나금융지주(72.86%)보다 적다.

손 회장은 우리금융지주의 내실을 강화하는 한편 국내외 투자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하반기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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