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발 500조 투자 기대감에 들썩이는 韓 ‘신재생에너지 ETF’

에너지 안보·기후변화 대응에 '3690억달러' 통 큰 투자
6월 -6%대 수익률에서 지난달에만 최대 8%대 상승 
정책 비판과 함께 법안 통과 안 될 것이란 우려도 나와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완화 법안' 타결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국내 신재생에너지 관련 ETF가 들썩이고 있다. 해당 법안에 에너지 안보 및 기후변화 대응에만 3690억달러(한화 약 484조원)에 달하는 예산이 배정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금액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기후 관련 투자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신재생 에너지주로 쏠리고 있다. 특히 국내 2차전지·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수익률도 동반 상승세를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태양광과 2차전지, 수소 등 신재생 관련주를 편입한 신재생 에너지 ETF 수익률이 나날이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6월 -6%대에 불과하던 신재생 에너지 ETF의 월 평균 수익률은 지난달 최대 8%대까지 오르며 수익률을 회복했다.

구체적으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신재생에너지액티브' 상품은 6월 월 평균 수익률이 -6.08%에 그쳤으나, 7월에는 8.23%까지 오르며 한 달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Fn신재생에너지' 종목 역시 같은 기간 -6.30%에서 2.85%까지 올랐다.

7월 18일~8월 2일 수익률이 크게 늘었다. 이 기간 동안 KODEX K-신재생에너지액티브의 수익률은 19.89%, TIGER Fn신재생에너지는 16.1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신재생 ETF으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쏠리고 있다. 지난 7월 한 달 동안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ETF 수익률도 일제히 상승 국면을 맞이했다. 

이중 'Proshares S&P Kensho Cleantech ETF'의 월 평균 수익률이 17.7%로 가장 높았다. 이밖에 △ALPS Clean Energy ETF(16.8%) △Invesco WilderHill Clean Energy ETF(14.2%)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신재생 에너지 관련 ETF 시장이 들썩이는 것은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완화 법안 타결 기대감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7일(현지시간) 조 맨친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이 인플레이션 완화 법안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조 맨친 의원은 해당 법안에 줄곧 반대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이어 28일(현지시간)일 열린 백악관 연설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미 의회에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오는 9월께 법안이 통과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해당 법안에는 에너지 안보 및 기후변화 대응에 3690억달러에 달하는 예산이 배정됐다. 이 금액은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했던 '더 나은 재건(BBB)' 법안에서 제시된 금액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나, 기후와 관련된 투자금액 중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법안에 따라 미국은 다양한 투자 프로그램과 세제 지원을 통해 오는 2050년까지 '넷 제로'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앞서 '인페이즈 에너지' 등 태양광 인버터 업체가 유럽에서의 높은 매출 성장 등에 호실적을 발표한 것과 미국 의회에서 저소득층에 대한 태양광 설치 지원안을 발표한 것 등도 신재생 에너지 ETF 투자에 모멘텀을 더했다"며 "관련 ETF를 활용한다면 재생에너지 디밸로퍼와 ESG 등 신재생에너지 밸류체인에 종합적으로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바이든의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와 함께 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증권가 연구원들은 법안이 통과되지 않을 우려는 적은 수준이며, 만약에 통과가 되지 않더라도 신재생 에너지와 관련한 산업 자체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통과가 되지 않아 가격이 떨어지게 될 경우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이 러시아산 가스 소비량을 15%까지 줄이기로 합의한 데 이어, 러시아 관련 제재로 인해 천연가스의 의존도를 낮춰야 되는 만큼 해당 산업은 지속 성장세를 기록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김 연구원은 "바이든의 법안 통과 기대감으로 인해 주가가 신재생 에너지주의 주가가 급하게 오른 경향이 있다"며 "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에는 단기적으로 주가가 반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미국 내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우상향하고 있으며, 특히 태양광과 풍력 중심으로 오르고 있다"며 "여기에 발전 단가도 계속 낮아지고 있어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관련주들의 가격이 너무 오른 만큼, 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를 기회로 삼는다면 중장기적인 성장세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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