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옥까지 내다 판다…20돌 신한금융투자의 ‘환골탈태’ 전략

사옥 매각으로 4600억 자본 확충…전액 영업에 활용
애자일 조직 개편 성과로 실현, 하반기 실적도 기대


올해로 20돌을 맞은 신한금융투자가 사옥 매각으로 확충한 자본을 바탕으로 ‘환골탈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변화와 혁신으로 신성장동력을 모색해 ‘대한민국 자본시장 대표증권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이달 초 서울 여의도 소재 본사 사옥의 소유권 이전 등기 작업을 마무리했다. 지난달 이지스자산운용에 6395억원에 건물을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한 데 따른 것이다.

1800억원 수준의 장부가액을 제외할 경우 발생한 매각차익은 46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3분기 말 기준 연결 자기자본은 5조원 중반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자본 규모는 5조1507억원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사옥 매각을 통해 유입된 현금 전액을 영업용 자본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확충된 재원을 바탕으로 주력 사업인 IB는 물론 리테일, 자산관리(WM), 디지털 등 다양한 사업 부문에 추가 투자를 단행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에서다.

또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현 상황에서 신성장동력 구축을 위한 신규 사업 부문에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마련된 만큼 성장세가 보다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계획은 올 하반기 조직개편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신한금융투자는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금융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 지난달 진행한 하반기 정기 조직개편 및 인사에 WM 비즈니스 고도화와 디지털 신사업 추진을 방점으로 뒀다.

WM 부문 강화 전략의 경우 신흥 부유층 대상 영업을 집중하기 위한 프리미어센터 신설 등 지역 기반의 리테일 채널을 전면 개편하는 방식을 택했다. 아울러 IPS그룹(Investment Product & Service) 내 고객 중심의 고품격 자산관리 영업을 지원하는 본사 전문가 조직인 자산관리서비스본부를 신설하며 경쟁력을 높였다.

신성장동력 구축을 위한 발판도 마련했다. 디지털전략본부 내 블록체인부 신설을 통해 신한금융그룹 내 블록체인 후견인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디지털 자산 수탁사업을 비롯한 STO, NFT 등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 금융 신사업을 집중 추진해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신한금융투자의 이 같은 움직임이 실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2022년 경영을 대비해 지난해 말 단행한 조직개편의 성과가 올 상반기 실적으로 실현됐다는 이유에서다.

올 초부터 변화된 애자일 조직 환경에서 영업을 영위한 신한금융투자는 상반기 1891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경쟁사인 KB증권(1820억원)을 앞섰다. 지난 2018년 말 연 누적순익 기준으로 KB증권을 꺾은 이후 반기 기준 첫 순위 변동이다. 변화한 금융 환경 속 신한금투의 영업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신한금융투자는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경영 전략인 ‘RE:BOOT’를 기반으로 혁신과 변화를 꾀해 국내 자본시장을 이끌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증권사 최초 콘클라베(Conclave,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 행해진 교황 선출을 위한 비공개 선거제도) 방식을 차용한 사업 추진을 진행 중이며 의지의 일환으로 사명 변경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영창, 김상태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역시 지난 1일 열린 신한금융투자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제2의 창업을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마인드셋, 사고하는 방식, 업무방식, 행동양식, 기업문화까지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말하며 혁신과 변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신한금융투자 측은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변화와 혁신이 기반이 된 경영전략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대한민국 자본시장 대표증권사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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