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계약”…한 단지 내 월세거래, 한 달간 30건↑ 속출

매매시장의 거래 절벽 속 ‘월세시대’ 본격화
올 1~7월 서울 아파트 월세거래 5만315건으로 전년比 21.7% 증가

‘월세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매매시장의 거래절벽 속에 매일같이 월세 계약이 이뤄지는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올해 1~7월 서울 아파트 월세거래는 5만건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보이는 상황이다.

8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월세거래가 한 달새 30건 이상인 단지가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 가뭄 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나, 월세가 낀 임대차 거래는 매일매일 성사되는 셈이다.

서울 강서구 마곡수명산파크5단지의 경우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일까지 한 달 동안 80건의 월세거래가 발생했다. 대부분 월세거래는 전용면적 49㎡에서 이뤄졌으며, 보증금 3934만원·월세 24만원 등 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치인 준월세가 주를 이뤘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센트럴아이파크는 이 기간 56건의 월세계약이 성사됐다. 전용 84㎡에서는 보증금 2억원·월세 181만원 등 준월세부터 보증금 5억원·월세 200만원 등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 초과)까지 다양한 월세거래가 혼재했다.

△구로구 천왕이펜하우스7단지(48건) △관악구 관악드림타운(46건) △강서구 마곡엠벨리14단지(44건) △강북구 SK북한산시티(41건) △강서구 마곡엠벨리15단지(38건) △관악구 벽산블루밍1차(38건) △송파구 리센츠(38건) △서대문구 래미안DMC루센티아(36건) △송파구 헬리오시티(35건) △송파구 거여3단지(33건) 등 단지도 월세거래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7월 서울 아파트 월세거래는 5만315건으로 전년 동기 4만1399건보다 21.7% 증가했다. 이 기간 5만건을 넘어선 것은 2011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처음이다.

이 추세로는 올해 월세거래가 역대 최대 거래량을 기록했던 지난해 7만8612건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년 전 임대차법 개정에 따라 전세가격이 급등하면서 인상분이 월세로 전환된 데다, 잇단 금리 인상으로 월세보다 전세대출 이자가 더 높아지면서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 됐기 때문이다.

월세거래가 늘면서 월세가격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 월간시계열에서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103.1를 기록하며 최고치를 보였다. 기준 시점이 되는 2022년 1월을 100으로 놓고, 평균적인 월세가격변화를 측정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대출금리가 급등하면서 세입자들은 전세대출을 받아 은행에 이자를 내기보다 집주인에게 월세를 내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며 “과거의 월세화는 집주인의 반 강제에 의해 이뤄졌다면 지금은 세입자 선택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성희헌 기자 / hhsu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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