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② ‘퍼스트 무버’ 현대차, ‘상생’ 통해 한국 경제 버팀목 역할 해냈다

지난해 경제기여액 81조5652억원…10년 새 40.7% 증가
글로벌 협력사와 ‘동반 성장’ 체계 구축…역량 강화 지원
미래 인재 육성에 ‘진심’…주주가치 제고 노력도 펼쳐
ESG 경영으로 지속가능 성장 추구…2045년 탄소중립

현대차 양재 본사 전경.<사진제공=현대자동차>

“소외 계층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 협력 업체와의 공생 발전을 더욱 강화해 국가 경제와 사회 발전에 공헌하는 모범적인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2012년 당시 ‘모범 기업’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내실 경영’과 ‘책임 경영’을 통해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을 이뤄내고,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다해 한국 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의미다. 현대차가 창립 50주년을 맞은 2017년 ‘투명 경영’을 선언하고, 국민의 행복에 기여하는 한국의 대표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그의 다짐도 이와 궤를 같이하는 대목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부친인 정 명예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2020년부터 현대차는 업계 리더로서 입지를 단단히 굳히고 있다. 지난 10년간 구축한 탄탄한 협력사 공급망을 바탕으로 한국의 자동차 내수와 수출을 책임지고 있고, 해외에서 품질 경쟁력을 입증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글로벌 전동화 전환을 주도하며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준비 중이다. 정 회장의 주도로 ‘인류 이동 경험 영역의 확장’이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과거 내연기관차 ‘패스트 팔로워’에서 현재 전기차 ‘퍼스트 무버’로 급부상한 현대차의 브랜드 파워는 한국 경제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 현대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등 역대급 악재에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던 것이 대표적이다. 단순히 차를 많이 파는 것이 아닌 협력사, 임직원, 주주 등 사회 구성원과 이익을 공유하는 상생을 통해 국가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내고 있다.

◇협력사·임직원·주주 이익 분배↑…상생 경영 눈길

9일 CEO스코어데일리가 창간 10주년을 맞아 기업데이터연구소인 CEO스코어(대표 김경준)에 의뢰해 2022년 지정 500대 기업(공기업·금융사 제외) 중 매출 상위 100곳을 조사한 결과, 현대차의 경제기여액은 2012년 57조9751억원에서 2021년 81조5652억원으로 10년 새 23조5901억원(40.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기여액은 기업의 경영 활동으로 창출된 경제적 가치를 협력사, 임직원, 정부, 주주, 채권자, 사회 등 이해관계자와 나눈 것을 의미한다.

현대차의 지난해 경제기여액을 이해관계자별로 보면 협력사가 68조13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해관계자 기여 비중도 83.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임직원(9조6136억원·11.8%), 정부(2조2665억원·2.8%), 주주(1조3007억원·1.6%), 채권자(3045억원·0.4%), 사회(662억원·0.1%) 순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의 지난 10년간 경제기여액은 협력사·임직원·주주 부문에서 증가했고, 정부·채권자·사회 부문에서 감소했다. 앞서 현대차의 2012년 경제기여액 역시 협력사가 57조975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해관계자 기여 비중도 81.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임직원(7조3976억원·12.8%), 정부(2조5489억원·4.4%), 주주(5208억원·0.9%), 채권자(4267억원·0.7%), 사회(703억원·0.1%) 순이었다.

현대차는 완성차 제조에 필요한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와 가장 많은 이익을 나눴다. 현대차가 원재료, 서비스 등의 구매를 통해 협력사에 지급한 비용이 포함된 협력사 부문은 10년 만에 21조28억원(44.7%) 증가했다. 이 기간 임직원 급여, 퇴직 급여, 복리후생비 등으로 구성된 임직원 부문은 2조2160억원(30%) 늘었다. 특히 중간 배당, 연차 배당 등을 통한 배당금이 포함된 주주 부문은 무려 7798억원(149.7%) 급증했다.

반면 법인세 비용, 세금과공과 등이 포함된 정부 부문은 10년 새 2824억원(11.1%)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금융기관에 지급하는 이자 비용 등으로 구성된 채권자 부문은 1222억원(28.6%) 줄었다. 사업보고서에 공시된 기부금이 포함된 사회 부문의 경우 41억원(5.8%) 감소했다.

힘들어도 함께 간다…협력사와 동반 성장추진

박정국 현대차·기아 연구개발본부 사장이 지난해 12월 경기 화성 롤링힐스 호텔에서 열린 ‘2021 R&D 협력사 테크데이’에서 최우수상 신기술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는 글로벌 협력사와 동반 성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우수한 품질 경쟁력을 갖춘 완성차를 생산해 판매하기 위해서는 협력사의 부품 기술력 향상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발간한 지속가능성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부품 거래 계약을 맺은 1차 협력사는 1860곳(국내 380곳·해외 1480곳)에 육박한다. 현대차는 한국을 비롯해 완성차 생산공장이 있는 미국, 중국, 유럽, 인도 등 해외 각지에 동반 진출한 협력사로부터 부품을 공급받고 있다.

현대차는 동반 성장의 일환으로 매년 협력사와 ‘공정거래 협약’을 맺고 있다. 2008년 1기 협약 체결 이후 지난해 협력사와 13기 협약을 체결해 원자재 가격 인상 관련 조정, 자금 지원 프로그램 등을 추진 중이다. 1차 협력사뿐 아니라 2·3차 협력사의 수출도 지원한다. 지난해 기준 현대차와 해외에 동반 진출한 협력사는 749곳(1차 협력사 349곳·2차 협력사 400곳)에 달한다.

협력사를 위한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부품의 기획부터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ICT(정보통신기술)와 연결하는 스마트공장 구축을 위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그룹 차원에서 240억원을 투입해 1100여개 중소 협력사를 지원했다. 설비 투자를 통해 협력사 사업장의 공정 데이터 전산화, 리드 타임 감소, 불량률 감소 등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특히 현대차는 연구개발(R&D) 노하우 전수를 통해 협력사의 기술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신차 개발 시 협력사의 엔지니어가 일정 기간 현대차 연구소에 상주하며 부품 설계, 성능 개발에 공동 참여하는 ‘게스트 엔지니어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기준 총 31곳의 협력사 엔지니어가 월평균 440명 파견됐으며, 각 사 기술 개발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협력사와의 기술 공유를 위한 ‘특허권 무상 제공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현대차가 매월 특허권 제공 리스트를 협력사에 공유하고, 특허권 이전 신청을 받아 특허권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부품 기술력을 높이고, 관련 기술의 사업화를 촉진해 협력사의 기술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협력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면서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여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코로나19 장기화 여파에도 연이은 호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은 환율·카플레이션 등 외부 요인도 있지만, 촘촘한 공급망과 체질 개선 등을 통해 손실을 최소화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미래인재 육성·주주가치 제고…고용·소통 방점

지난해 11월 현대차그룹과 서울시가 공동으로 개최한 국내 최대 규모의 대학생 대상 자율주행 경진대회 ‘2021 자율주행 챌린지’에서 본선 대회 입상자들이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는 급격한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자율주행·로보틱스·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미래 인재를 적극 육성하고 있다. 이를 통해 청년 고용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현대차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실시하며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주주와 소통을 강화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직·연구직 채용 인원은 약 2000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이 중 일반직·연구직 채용의 약 88%를 만 19~34세의 청년으로 진행해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청년 실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청년층 일자리 제공을 확대했다”며 “양적인 채용 확대와 함께 청년층 선호에 맞는 입사자 교육 프로그램 등 질적 향상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미래 인재 육성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는 ‘H-익스피리언스’다. 대학생에게 직무 경험을 제공해 우수 인재를 육성하는 H-익스피리언스 인턴의 경우 2020년 대비 규모를 2.5배 확대해 운영 중이다. 현대차는 아세안 H-익스피리언스 인턴십을 신규 진행해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인재 발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미래 인재 발굴을 지속 강화할 방침이다.

주주권익 보호를 위해 주주와의 소통도 강화하고 있다. 올해 3월 ‘CEO 인베스터 데이’를 비롯해 개인주주를 대상으로 온라인 기업설명회를 최초로 열고, 주주의 주요 관심 사항에 대해 정보를 공유했다. 지난해 1월 실적발표 당시에는 주주환원 정책 등을 포함한 연간 가이던스를 처음 공개한 바 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매입과 배당도 지속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8년 12월~2019년 2월, 2019년 12월~2020년 3월, 2021년 11월~2022년 2월 매회 1% 수준의 자사주 매입을 실시했다. 특히 정 회장은 코로나19 이후 국내 500대 기업 경영인 중 가장 많은 자사주를 매입하며 책임 경영을 실천하기도 했다. 배당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간배당을 실시한다. 보통주 1주당 1000원으로 지난해와 같은 금액이다. 배당금 총액은 2578억1400만원이다.

◇ESG 내재화·체질 개선 지속…2045년 탄소중립 실현

현대차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방침이다. 환경 부문은 2045년 탄소중립 실현, 사회 부문은 임직원 인권 리스크 관리 범위 확대, 지배구조 부문은 주주와의 소통 강화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2045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온실가스 감축을 비롯해 구매, 조달, 생산, 판매, 사용, 폐기 등 모든 단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완전히 없앨 계획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 270만5383톤에서 2020년 239만6316톤, 2021년 238만4204톤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2035년 유럽 시장 내 100% 전동화, 2040년 주요 시장 100% 전동화, 2045년 모든 차량 전동화 등 목표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ESG를 내재화하기 위한 체질 개선을 지속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시민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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