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여성임원 비율 겨우 ‘4%’…‘유리천장’ 여전

임원 126명 중 여성 임원은 5명에 불과해
여성 직원이 50%…임원 승진 확률 희박
‘여성이사 할당제’ 시행…변화 계기 주목

국내 항공업계 양대산맥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여성 임원 비율이 전체 임원의 4%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과 다양성 강화 움직임으로 인해 기업 내 ‘여풍(女風)’이 확산하고 있지만 항공업계의 유리천장은 여전히 높았다.

18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양사의 전체 임원 126명 중 여성 임원은 5명(4%)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양사의 전체 임원은 125명, 여성 임원은 6명이었다. 지난 1년간 전체 임원은 1명 증가했지만, 여성 임원은 오히려 1명 감소했다.

우선 대한항공의 올 상반기 기준 전체 임원 87명 중 여성 임원은 4명(4.6%)에 불과했다. 대한항공 내 유일한 여성 사외이사인 박현주 뉴욕멜론은행 한국대표를 비롯해 유영수 Loyalty실장(상무), 송윤숙 Pricing&RM부 RM센터장(상무), 조모란 고객서비스실장(상무) 등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올 상반기 기준 전체 임원 39명 중 여성 임원이 단 1명(2.6%)에 그쳤다. 전미선 캐빈스케쥴팀장이 그 주인공으로 올 4월 임원 인사에서 임원직무대행으로 승진하며 임원 대열에 새롭게 합류했다.

대한항공 보잉787-9.<사진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여성 직원 비율이 50%에 육박하지만 여성의 임원 승진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올 상반기 기준 전체 직원(정규직·비정규직 포함) 1만7555명 중 여성 직원은 7584명(43.2%)에 달했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의 전체 직원 8519명 중 여성 직원은 4560명(53.5%)으로 여성 고용 비율이 대한항공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업계 특성상 여성 직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이지만, 임원으로 승진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것이 현실”이라며 “결혼 후 출산, 육아 등으로 인해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복직 후 빠른 적응을 돕는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도입한 ‘여성이사 할당제’가 항공업계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자산 규모 2조원 이상 상장사가 여성이사를 최소 1명씩 두도록 하는 이 제도는 지난 2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이달 5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지배구조의 다양성을 확보하자는 차원에서 (여성이사) 할당제가 의무화됐지만, 처벌 조항 부재로 특정 기업을 제재할 방법이 아직 없다”며 “다만 할당제가 유럽처럼 강제력을 갖게 되면 항공업계도 여성 임원 비중을 늘리는 등 변화를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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