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한 증시 상황에…인버스 ETF 수익률 ‘고공행진’

ETF 수익률 상위 10개 中 5개 ‘코스피200 곱버스’
개인, 달러 하락에 베팅…‘달러 곱버스’ 순매수세↑
“인버스 상품, 변동성 장세 속 손실 가능성 커” 우려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기조 속 원화 가치 하락을 2배로 추종하는 인버스 상품의 수익률이 크게 증가했다. 다만 코스피200지수를 반대로 추종하는 인버스 ETF에 대한 기관과 개인의 선택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의 강한 긴축 기조는 올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연준이 9월에 이어 11월 FOMC에서도 기준금리를 0.75%p 올릴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원화 약세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수익률 상위 10개 ETF 중 7개는 인버스 상품이며, 그 중 5개는 코스피200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2배로 역추종하는 ‘곱버스’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상품의 수익률은 모두 13%대를 기록했다. 특히 ‘TIGER 200선물인버스2X’의 수익률이 13.62%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KODEX 200선물인버스2X 13.45% △ARIRANG 200선물인버스2X 13.39% △KOSEF 200선물인버스2X 13.33% △KBSTAR 200선물인버스2X 13.24% 등으로 집계됐다.

반면 코스피200곱버스 ETF에 대한 기관과 개인의 선택은 엇갈렸다. 같은 기간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경우 기관은 1592억9088만원어치를 순매수 했으나, 개인은 2781억8816만원을 팔아치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ARIRANG 200선물인버스2X’상품은 기관에서 23억8614만원 가량을 순매수 했으나, 개인은 23억2232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순매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KOSEF 200선물인버스2X’ 또한 기관은 11억115만원 어치를 사들였으나, 개인의 경우 1억3840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개인들의 선택은 달러 약세장에 베팅하는 ‘달러 인버스 ETF’에 쏠렸다. 이 역시 달러 약세를 2배로 추종하는 ‘달러 곱버스’의 순매수세가 두드러졌다.

구체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은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와 ‘KOSEF 미국달러선물인버스’ 상품을 각각 109억7246만원, 5억2826만원 어치 사들였다. 달러 곱버스 상품인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와 ‘TIGER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는 각각 1074억6471만원, 23억8965만원으로 순매수 규모가 더 컸다.

개인과 기관이 인버스 상품에 베팅하는 것은 투자자들이 최근 증시 상황을 비우호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증시 상승에 대한 베팅이 감소했고, 증시 하락에 대한 베팅이 증가했다”며 “보통 상승보다 하락에 베팅하는 것이 더 적극적인 의사 표현으로 받아들여지기에 최근 시장 수급 상황을 비우호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내년 상반기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화 약세 기조 역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앞선 9월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한 3.00~3.25%로 결정한 데 이어, 연내 1.25%p 추가 인상도 시사했다. 이에 따라 한-미 기준금리 역전 속도 역시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최종 기준금리가 한국 3.50%, 미국 4.75%에 달할 경우 추가 금리인상 기대감은 여전할 것”이라며 “다만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은 1%p보다 더 확대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내다봤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인상 종착점은 내년 1분기 4.75%로 예상하나, 추가 인상 위험 또한 열어둬야 할 것”이라며 “단기간 내 달러화 추가 강세 및 원화 추가 약세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증권가 연구원들은 인버스 상품 투자 시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레버리지나 인버스 상품의 경우 구간 수익률이 아닌 일간 수익률에 따라 그 변동률의 배수로 움직인다”며 “변동성이 심해질 때는 오히려 보유기간 동안 손실이 날 수가 있어 상품의 운용 개념을 정확히 알고 투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시장 방향성을 정확히 알고 있는 경우에는 투자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으나, 개인의 경우 시장을 단기적으로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한 만큼 인버스 ETF 투자 시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2원 오른 1431.3원에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430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월 17일(고가 기준 1436.0원) 이후 약 13년 6개월여 만이다. 

코스피 역시 전 거래일 대비 69.06p(3.02%) 내린 2260.80에 개장해 2220.94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2020년 7월 27일 기록한 장중 저점(2203.48) 이후 최저치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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