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대우조선해양 인수…2조원 유상증자 방식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6개사… 지분 49.3% 확보
신규 인수자 없을 경우 11월말 본계약 체결 예상
조선산업 진출과 동시에 방산 경쟁력 강화 기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제공=한화그룹>

한화그룹은 지난 2008년 인수에 실패한 이후 14년만에 다시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선다. 인수가 완료되면 한화그룹은 조선산업 진출은 물론 그룹이 집중 육성하고 있는 방산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된다.

26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과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 지분 49.3%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 입찰과 실사, 해지 등에 관한 내용을 담은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 또 산업은행과는 향후 경영정상화를 위해 협력하겠다는 내용의 기본합의서에 서명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우조선해양의 체질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역량 있는 민간 주인 찾기가 근본 해결책”이라며 “경영 및 재무역량이 검증된 국내 대기업 계열에 투자 의향을 타진했으며, 그 결과 한화그룹이 인수 의향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유상증자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각각 1조원과 5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또 한화임팩트파트너스는 4000억원, 한화에너지의 자회사 3곳도 1000억원을 투입한다.

이번 매각은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된다. 스토킹호스는 인수 예정자를 선정해 놓고 별도로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해 입찰이 무산도리 경우 인수 예정자에게 매수권을 주는 방식이다. 한화그룹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기업이 나타나게 되면 경쟁입찰을 진행해야 한다.

산업은행은 27일부터 3주간 입찰의향서(LOI)를 접수할 예정이다. 이후 10월 17일부터 최대 6주간 실사를 실시하고 최종투자자를 선정한 뒤 본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한화그룹은 올해 11월 말에 본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인수를 완료하게 되면 조선산업에 진출하는 것은 물론 그룹이 집중 육성하고 있는 방산 분야에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주, 지상 방산에서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을 갖추게 되는 것은 물론 유지보수(MRO)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다. 

아울러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의 조선·해양 기술을 통해 ‘글로벌 그린에너지 메이저’로 자리 잡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LNG(액화천연가스) 분야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해 사업을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현재 LNG를 미국에서 수입해 통영에코파워가 발전하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는데 대우조선해양의 LNG해상 생산기술(FLNG)과 운반(LNG운반선), 재기화 설비(FSRU)까지 확보하게 되면 LNG 전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게 된다.

게다가 한화그룹이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에너지 운송사업을 통해 생산부터 운송, 발전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까지 구축할 수 있다. 향후에는 대우조선해양이 경쟁력을 갖춘 해상풍력설치선(WTIV)을 활용해 한화솔루션은 미국과 유럽에서, 한화건설은 국내에서 해상풍력 발전시장에 진출할 수도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그룹의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이라며 “국가 기간 산업에 대한 투자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사업보국 정신으로 인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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